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휴가 연장을 둘러싼 의혹 문제가 나라 전체를 휘덮고 있다. 국회도 열일 제치고 추 장관과 여야의원들이 연일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수사를 하는 검찰은 8개월여 동안 이 사건을 쥐고 미적거리다 이제야 당사자인 추 장관 아들 소환을 하고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답변만 늘어놓은 국방부에 대해 압수수색을 한다고 법석을 떨었다. 검찰의 이런 모습이 추 장관이 입에 달고 있는 개혁된 검찰의 모습인가. 요즘 ‘검사가 있느냐’는 국민의 비아냥을 들어도 싸다고 할만한 처지가 현재의 검찰 모습이다. 바람만 불어도 알아서 눕는 그런 류의 검사만 보이는 것은 왜일까.

“나는 사람에 복종하지 않는다. 헌법에 의해서만 법을 집행한다”는 소신 발언으로 유명해진 윤석열 검찰총장. 그는 요즘 추 장관의 위력에 주눅이 들어 운신에 조심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추 장관이 헛발질을 할 때까지 반격의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인지 그의 복심이 궁금하다. 추 장관이 취임하기 전까지 청와대와 여권 심장부를 향한 수사의 칼날을 겨누며 압박하던 그가 일순간 배신자로 낙인찍히며 추 장관에 의해 수족을 모두 잃었다. 여기다 추 장관이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서 수사지휘권을 발동, 윤 총장을 수사 지휘 라인에서 조차 배제시키자 그의 존재감도 땅에 떨어졌다.

윤 총장은 전임 정권에 대한 적폐 수사팀장으로 수사지휘를 할 때의 기개가 있다면 지금 나라 전체를 혼돈에 빠트린 추 장관 아들 문제에 검찰총장에게 부여된 특임검사 임명권을 행사하던가 아니면 수사 지휘권을 발동해서라도 제대로 된 수사를 했어야 했다. 동부지검이 지난 1월 야당이 추 장관과 그 아들 및 관계자들을 군형법 제41조의 근무 기피 목적의 사술죄로 고발장을 접수한 지 8개월 넘게 수사를 미적거린 것을 방치한 것도 총장의 직무유기로 볼 수가 있다.

이전 경우 이 정도로 나라를 시끄럽게 한 사건이면 검찰총장이 결단을 했다. 지금의 윤 총장 침묵은 장관 서슬에 눌려 운신을 하지 못하는 형국으로까지 보인다. 추 장관은 지난 검찰 인사에서 대검 지휘 라인에 있던 반(反) 윤석열 성향의 검사장을 자신의 아들 사건을 수사하는 동부지검장에 앉히고 이 사건의 중요한 참고인 진술을 누락한 것으로 알려진 검사를 이 사건 수사에 재투입시켰다. 이런 인적으로 구성된 동부지검이 추 장관 아들 사건을 공정하게 수사를 했다고 결과를 내어놓은들 그 진실이 국민으로부터 얼마나 신뢰를 받을 수 있을까.

추 장관은 지난 13일 아들을 소환해 수사를 하고 있는 동부지검 형사1부를 향해 “누구도 의식하지 말고 진실을 밝히라는 국민 명령에만 복무하라”는 수사 주문을 냈다. 이 언급이 많은 국민에게는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오히려 이 사건의 진실을 국민에게 밝히고 싶은 진심이라면 수사팀을 교체하고 동부지검장을 수사 지휘 라인에서 배제하는 독립적 수사팀을 구성하는 결단을 보여서야 했다. 이런 공정한 과정을 거친 수사 결과라면 수긍하지 않을 국민이 있겠는가. 추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질문을 한 야당의원을 향해 “소설 쓰시네”하고 힐난까지 해놓고 이날 발표한 입장문은 자신이 신파소설을 쓰듯 감성적인 내용으로 도배를 했다. 차마 당 대표를 지낸 5선 의원의 관록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 단지 자식을 군대에 보낸 어미의 심정 등을 감성적으로 썼을 뿐이다. 추 장관은 “남편은 교통사고로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 되었고 노 전 대통령 탄핵 때 삼보일배로 제 다리도 망가졌다”고 했다. 이 삼보일배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 찬성표를 던진 후 당시 상황판단을 잘못한 데 대한 사죄로 광주에서 삼보일배를 했다. 추 장관은 “거짓과 왜곡은 영원히 가릴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 55.7%가 추 장관이 사퇴를 해야 한다는 여론기관(알앤써치)의 결과가 10일 나왔다. 추 장관은 이를 어떻게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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