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38일 만에 두 자릿수로 떨어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0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82명 발생해 누적 2만297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확진자 대부분이 수도권에서 나온 가운데 환자 네 명 중 한 명은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다. 신규 확진자 82명 가운데 국내 발생이 7명, 해외유입 10명이다. 또 국내 발생 82명 가운데는 경북이 4명, 대구 2명도 포함됐다.

경북과 대구의 코로나19 발생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0일 간 경북·대구지역에서 연속 확진자가 나왔다. 특히 지역감염 사례가 몰린 포항과 경주에는 종합병원과 중고등학생 확진 등 감염 사례가 다양한 데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도 다수 있어서 추가 전파가 우려된다.

이런 일촉즉발의 국면에서도 경주를 비롯한 국내 주요 관광지의 숙박시설에는 예약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추석 연휴가 시시각각 다가오는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다. 정부가 지난 13일 방역 수위를 2.5단계에서 2단계로 낮추면서 추석 연휴와 한글날이 포함된 이달 28일부터 2주간을 특별 방역 기간으로 설정했다.

매년 ‘민족의 대이동’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추석 연휴에는 으레 긴 귀성 행렬이 이어지는데 올 추석은 귀성객이 3분의 2로 줄었다는 소식이다. 고향 방문 자제 캠페인 덕분이다. 정부가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조처도 올해는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최근 제주와 강원 등의 호텔·리조트에서는 객실 예약이 만실이라고 한다. 고향을 못 가게 진정시켰더니 호텔에서 바캉스를 즐기는 ‘호캉스’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평상시에나 있을 법한 현상이 국난급 위기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목적지만 달라졌을 뿐 민족의 대이동이라는 결과는 같아질지도 모른다.

고향집 방문이 아니라도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장거리를 이동하는 것은 코로나19를 확산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다. 수도권 중심의 집단 감염이 전국으로 확산하면 2차 대유행의 위험이 큰 겨울철이 오기도 전에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추석 연휴 기간 호텔과 리조트 등 관광지 숙박시설이 코로나19의 온상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추석 전에 방역을 다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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