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세비치 해트트릭+강현무 슈퍼세이브 쇼 앞세워 4:3 승리
골득실 앞서 3위로 파이널A 진출…ACL 진출 유리한 고지 선점

포항스틸러스가 53분간의 수적 열세 속에서도 팔로세비치의 해트트릭 극장골과 강현무의 수퍼세이브를 앞세워 상주상무를 잡고 K리그1 정규라운드 3위로 마무리 지었다.

포항은 20일 스틸야드에서 열린 상주상무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2라운드 경기서 2-0으로 앞서가던 전반 37분 전민광의 즉시 퇴장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공방전 끝에 4-3역전승을 거뒀다.

반드시 3위로 정규라운드를 마치겠다며 끊임없이 몰아쳤던 상주로서는 3개의 슈팅이 골대에 맞는 불운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주 공격수 일류첸코와 살림꾼 최영준의 경고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게 된 데다 오는 23일 울산과의 FA컵 4강전을 앞두고 있는 포항으로서는 이날 모든 전력을 가동하기 어려웠다.

김기동 감독의 선택은 파격적이었다.

일류첸코와 최영준은 물론 주력 중앙수비수 김광석과 측면 공격수 송민규까지 벤치에 앉히는 선택을 했다.

대신 팔라시오스를 최전방에 두고, 심동우 팔로세비치 이광혁이 2선을 형성한 가운데 오범석과 함께 중원을 맡은 이승모를 전진배치 시켰다.

수비라인도 전민광을 김광석 자리에 투입하는 대신 강상우를 오른쪽 윙백에, 왼쪽에는 김상원을 내보냈다.

이에 맞선 상주는 오현규와 김보섭을 투톱으로, 박용우 김민혁 안태현 정재희가 2선에서 포항 공략에 나섰다.

경기는 시작과 함께 상주가 무섭게 몰아붙였다.

4분 프리킥 상황에서 권경원의 중거리 슛으로 포문을 연 상주는 10분 박용우, 12분 오현규의 중거리 슛 등 파상적인 공세를 펼치며 포항 골문을 노렸다.

상주의 거센 공세에 밀리던 포항은 15분을 넘어서면서 조금씩 라인을 끌어올리기 시작했고, 이후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경기는 포항이 단 한번의 찬스에서 팔로세비치의 선제골이 터졌다.

27분 상주 중원 왼쪽에서 볼 잡은 이승모가 아크 안쪽으로 밀어주자 팔로세비치의 발이 불을 뿜었다.

전반 내내 경기주도권을 잡고 몰아치던 상주로서는 선제골 허용이 치명적이었는지 4분 뒤 다시 한번 자기 진영에서의 치명적인 실수로 추가골을 내줬다.

31분 자기 진영에서 골키퍼로부터 볼을 건네 받은 뒤 볼을 돌리다 박용우가 볼을 잡으려는 순간 이승모가 달려들어 압박한 뒤 놓친 볼을 팔라시오스가 왼쪽으로 내주자 다시 팔로세비치가 가볍게 밀어 넣었다.

순식에 2-0으로 앞서기 시작한 포항은 공세의 고삐를 더욱 죄었으나 37분 전민광이 어이없는 즉시 퇴장을 당하면서 경기 흐름이 달라졌다.

37분 포항 중앙에서 전방쇄도하던 오현규를 향해 질러준 볼을 잡기 위해 전민광이 쇄도하다 부딪치자 주심은 가차없이 퇴장카드를 꺼내 들었다.

골과 연결될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에 발생한 파울이었던 것을 확실하지만 살짝 늦긴 했어도 경합상황이었기에 즉시퇴장카드가 나오자 당혹스럽게 했다.

주심의 판정은 VAR을 한 뒤에도 그대로 경기를 진행, 온라인을 통해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의 분노를 불러 일으키게 만들었다.

10명으로 싸우게 된 포항은 후반 들어서도 선수교체없이 나섰고, 상주는 수비수 이상기 대신 공격수 문선민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시작과 함께 김보섭의 중거리 슛으로 공세를 펼치자 포항도 팔라세비치와 심동운의 슛을 맞받아 쳤고, 상주도 6분 문선민이 회심의 슛을 날렸으나 강현무의 선방에 막혔다.

그러나 11분 포항 박스 안에서 경합하던 이승모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내준 뒤 문선민에게 추격골을 허용한 포항은 12분 오반석 대신 김광석을 투입하며 수비 강화에 나섰다.

추격골을 넣은 상주는 더욱 거세게 몰아붙였고, 12분 포항이 오반석 대신 김광석을 투입해 전열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문선민의 크로스를 정재희가 헤더로 포항 골망을 가르면서 한순간에 2-2 승부가 원점이 됐다.

그리고 19분 포항은 김상원의 핸드볼 파울로 또 다시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역전 위기로 내몰렸으나 이번에는 강현무가 문선민의 슛을 막아내는 수퍼세이브로 위기를 넘겼다.

패전 위기를 느낀 김기동 감독은 25분 심동운 대신 송민규를 투입해 다시 공세에 나설 뜻을 내보였고, 2분 만에 그 의지가 현실로 나타났다.

27분 강상우가 상주 중원 오른쪽에서 문전으로 프리킥하자 송민규가 솟아올라 헤더로 상주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상주의 반격도 만만찮았다.

송민규의 골 이후 상주는 이근호가 잇따라 슛을 날리며 포항 골문을 노렸고, 34분 문선민의 슛에 이어 37분 정재희의 슛마저도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면서 탄식이 쏟아졌다.

하지만 상주도 끝내 동점골을 뽑아냈다.

39분 포항 박스 오른쪽으로 좁혀들어간 문선민이 문전으로 찍어 올려주자 김민혁이 머리로 꽂아넣었다.

3-3 결과를 알 수 없는 경기가 펼쳐지자 김기동 감독은 43분 이광혁 대신 남준재를 투입하며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이에 앞서 상주도 김보섭 대신 문창진을 투입하며 역전골을 노렸다.

후반 추가시간 시작과 함께 포항 강상우가 위력적인 슛을 날리자 상주도 문선민이 날카로운 슛으로 응수했지만 후반 50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다시 한번 실책성 플레이가 나왔고, 기회를 잡은 포항 이승모가 그대로 전방으로 몰아붙이다 왼쪽으로 내준 볼을 팔로세비치가 마지막 골로 연결시키며 숨가빴던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포항은 이날 승리로 상주와 승점 38점 동점을 이뤘으나 다득점에 앞서 3위 자리를 바꿨다.

한편 올 시즌 승격한 광주FC는 이날 성남에 2-0으로 승리, 승점 25점을 확보해 대구와 득점없이 비긴 서울을 제치고 파이널A 마지막 자리를 차지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