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독감 '트윈데믹' 우려 일반접종 몰려 수요량 부족 관측
정부 "병원 백신 공급 관리할 것"

국민 중 1900만명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국가예방접종이 시작된 8일 오후 대구 한 소아과에 예방접종을 하려는 소아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날부터 오는 2021년 4월 30일까지는 독감 예방 접종을 처음하거나 과거 1회만 접종한 9세 미만 어린이만 대상자고 2002년생(18세이하)까지는 9월 22일~12월 31일, 임산부는 9월22일~21년 4월 30일, 75세 이상은 10월13일~12월 31일, 70세~74세는 10월20일~12월 31일, 62세~69세는 10월 27일~ 12월31일까지 무료 예방접종이 진행된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코로나19 때문에 예방접종 많이 받을 것 같은데 … 백신이 부족하진 않을까요”

전국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독감(인플루엔자) 유행 시즌까지 겹쳐 백신을 찾는 이들이 크게 늘어남에 따른 트윈데믹(Twindemic)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일반 접종자들이 일찌감치 몰리면서, 22일 무료 접종 대상자를 상대로 하는 ‘독감 무료 예방접종’이 시작되면 수요량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21일 포항시 북구 한 어린이병원.

하루하루 독감 예방접종을 문의하는 내원객들은 늘고 있으나 지금까지 확보된 백신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제약회사 측에 재주문을 문의했지만 어렵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지난해와는 달리 충분한 백신을 받지 못해 방문환자들을 돌려보내야 할 실정”이라고 푸념했다.

이어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일반 접종희망자들이 더욱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역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백신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무료 접종 대상자가 500만명 가량 늘어났기 때문으로 점쳐진다.

코로나19로 트윈데믹을 우려한 정부가 올해 무료 접종 대상자를 기존 생후 6개월~12세에서 18세로, 노인 기준도 만 65세 이상에서 62세 이상으로 대폭 확대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보다 500만 도즈(Dose, 1회 투여분)의 백신을 추가로 확보해 총 2950만명 분량을 출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전 국민의 약 57%가 맞을 수 있는 분량으로 국가 예방 접종 지원으로 인해 무료로 공급되는 물량은 이중 1950만 도즈며 나머지 1000만 도즈는 민간에서 비급여로 접종된다.

하지만 정부가 늘어난 접종 대상자만큼 물량을 확보한 만큼, 당장 제약회사에 백신을 구입해야하는 일선 병원들은 백신 확보가 쉽지 않다.

게다가 정부가 ‘1일 100명 접종’이란 인원 제한까지 두면서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하게 독감 예방접종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다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 의료관계자는 “정부는 백신의 항체 형성 기간 등을 고려해 건강한 성인의 경우 10월 말 경 접종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지만 백신을 찾는 이들의 행렬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며 “기침 한 번도 무서운 요즘, 예방접종을 나중에 맞아도 된다는 말에 귀 기울일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무료 접종 대상자를 늘려 차례로 접종하는 계획을 하고 있다”며 “병원들이 골고루 백신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수급 관리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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