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인, 성인남녀 4068명 조사…32% 스스로 캥거루족이라 답해
취업난·불경기로 자립 능력 부족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부모의 경제력에 의존하는 일명 캥거루족’ 증가 및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20대부터 구조조정 압박을 받는 40대까지 2040세대의 경제문제 해소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캥거루족의 증가는 부모세대의 경제적 부담문제로 까지 이어져 자칫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돼 향후 정부정책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내용은 21일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대표 김용환)이 발표한 성인남녀 4천068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시대, 캥거루족에 대한 생각’에 대한 조사결과에서 나왔다.

이 조사에서 무려 62.8%가 ‘캥거루족은 취업난과 불경기 등으로 당연한 현상’이라고 답했으며, 32.1%는 스스로를 캥거루족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국제금융위기 이후 오랜 경기 침체에 이어 코로나19 사태까지 장기화 되면서 ‘캥거루족’문제가 특정세대 뿐만 아니라 사회 주력 생산그룹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특히 스스로를 캥거루족이라고 답한 사람 중 53.3%는 ‘코로나19 사태와 정부 부동산 정책 등으로 인해 캥거루족 삶이 더 길어질 것’이라고 답한 데 이어 19.9%는 아예 ‘캥거루족에서 탈출하지 못 할 것’이라고 밝혀 캥거루족 문제가 장기화될 가능성까지 내보였다.

이들이 스스로 캥거루족이라 생각하는 이유로는 77.2%(이하 복수응답)가 ‘부모님 집에서 함께 살고 있어서’라고 답했다.

이어 ‘스스로 자립할 능력이 없어서(38.7%)’‘부모에게 용돈을 받고 있어서(20.7%)’‘경제적 능력이 있지만 자립하지 않아서(14.1%)’‘중요한 결정 시 의지하고 있어서(12.2%)’‘출산과 육아로 부모에게 다시 의존을 하고 있어서(4%)’ 등의 이유가 뒤따랐다.

부모에게 가장 많이 의지하거나 지원받는 부분 역시 ‘주거(70.9%)’가 압도적 1위를 차지했으며, ‘생활비(16%)’‘정신적 위로와 안정’(5.4%)’‘가사(3%)’‘육아(2.2%)’ 등의 분포를 보였다.

캥거루족이 된 원인에 대한 질문에서는 20대의 경우 ‘취업이 안돼서(26.4%·복수응답)’가 가장 많았고, 30대는 ‘주거비가 너무 비싸서(20.2%)’라고 답해 극심한 청년실업 문제가 주거문제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인은 이 같은 조사결과에 대해 “청년실업 문제는 한 가구 내에서 빈곤이 윗세대로까지 전이되는 문제를 낳고 있다”며 “가난한 청년세대를 봉양해야 하는 부모세대의 소득감소·빈곤 등도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고용문제의 해결과 함께 사회적 안전망을 더 촘촘하게 하는 정책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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