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북구 청하면 월포리 마을 주민들이 공동 벌초를 하는 모습. 북구청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추석 명절 고향 방문 자제가 강조되는 가운데 포항 청하면 한 마을 주민들이 40년째 마을 공동묘지를 합동으로 벌초 봉사를 하고 있다.

포항시 북구 청하면 월포1·2·3리 주민 20여 명은 23일 새벽 6시 반부터 오전 10시까지 마을 공동묘지 내 산소 1000여 기에 대한 합동 벌초를 마친 후 성묘를 지냈다.

벌초 작업은 코로나 19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이뤄졌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재확산 및 감염 우려로 출향인의 추석 벌초와 귀성을 크게 자제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마을에서 벌초를 대신해 더욱 본보기가 됐다.

마을 주민들은 지난 1981년부터 40년째 월포리에 거주하다 작고한 비전향 장기수와 돌보는 후손이 없는 방치된 무연고 묘가 다수 몰려 있는 공동묘지 벌초 봉사를 지속하고 있다. 십시일반 마을 주민들이 경비를 부담해 오던 것을 약 3년 전부터 포항시에서 지원을 하고 있다.

이용준 월포1리 이장은 “마을 어른과 선배들 때부터 공동묘지 벌초 봉사 활동이 이어지면서 이웃 간 훈훈한 정을 나누고 우리 전통문화인 조상을 숭배하는 마음을 실천하고 있다”며 “효(孝) 사상과 벌초 문화가 갈수록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다. 앞으로 자발적으로 벌초 봉사라는 좋은 미덕이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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