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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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지처럼 전기가 담겼다가 한 번 쓰고 나면 버리는 구조가 ‘전지’다. 이에 비해 전지를 담았다가 다 쓰고 나서 다시 충전이 가능한 것을 ‘전지’라 하지 않고 ‘2차전지’라 한다. 전기자동차의 핵심 기술이 이 2차전지다.

최근 전기차의 대중화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2차전지는 이미 19세기에 발명됐다. 1859년 프랑스 물리학자 가스통 플랑데가 발명한 납축전지가 최초로 160년 전의 일이다. 더 놀라운 것은 독일에서 내연기관 자동차가 개발된 것보다 먼저 납축전지를 사용한 전기자동차가 개발됐다는 사실이다. 휘발유 자동차가 개발된 1885년 보다 10여 년 앞선 1873년의 일이다.

이렇게 전기차가 먼저 개발되고도 그간 상용화가 되지 못한 것은 배터리 성능 때문이었다. 전기를 담는 축전지가 개발된 지 150여 년이 지난 2000년대 들어서야 전기차가 상용화 되기 시작했다. 전기차 시장 급성장에 따라 산업계에서는 2차전지를 ‘포스트반도체’, ‘산업의 쌀’로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2018년에 450만대에서 2025년에는 2200만대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희망적인 것은 우리나라 기업의 배터리 세계시장 점유율이 높다는 점이다. LG화학이 25.1%를 차지하고 있고 그 다음으로 중국 CATL이 23.8%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파나소닉이 18.9%, 삼성SDI 6.4%, SK이노베이션 4.1% 등이다. 전기차 시장 점유율 24.3%를 차지하고 있는 테슬라가 중국 기업과 손잡고 23일을 ‘배터리 데이’로 명명해 혁신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허풍으로 드러났다.

경북 포항에도 배터리 전문 기업이 있다. 배터리 양극재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을 고객사로 둔 에코프로비엠이다. 포스코케미칼도 포항에 이차전지 음극재 공장을 착공해 양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K-배터리의 선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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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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