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어서 띠지표지
‘경주 황리단길의 작은 서점, ‘어서어서’를 아시나요?’

경주 황리단길을 이끈 ‘어서어서 서점’ 이야기 ‘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양상규·블랙피쉬 출판사)이 25일 출간됐다.

경주의 작은 서점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대릉원을 옆에 둔 경주에서 가장 핫한 거리 황리단길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은 어서어서다.

낡은 건물 사이사이 새로 생긴 멋진 카페와 브런치 식당 사이에, 기껏해야 7~8평 남짓한 크기의 작은 서점 어서어서는 그야말로 동네 책방이자 작은 서점이다.

대형 서점처럼 다양한 분야의 책을 구비한 곳도 아니다. ‘문학전문서점’을 내세우며 시, 문학, 에세이, 그리고 인문, 예술을 위주로 다루는 서점이다.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이는 이 서점은 경주에서도, SNS에서도 꽤 유명하다. 책이라는 물건을 판매하지만 책 그 이상을 담고자 했기 때문. 하루가 다르게 바쁘게 변화하는 인터넷 세상에서 책이라는 가치에 집중한 책방이자, 천년의 고도 경주의 시간을 담은 책방이자, 운영자와 손님이 함께 책의 가치를 공유하는 곳이다.

서점을 차리고 싶다는 꿈을 이뤄내고, 심지어 대형 서점도 부럽지 않은 짱짱한 서점으로 만들기까지, 서점 어서어서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자.

낭만을 꿈꾸지만 엄연히 자영업의 카테고리에 속하는 동네 책방의 전성시대에, 경주의 작은 서점 어서어서는 어떻게 주목받을 수 있었을까. 작은 도시에서 그보다 작은 책방을 운영하는 서점 주인으로의 삶을 현재형으로 담아낸 이 책은 호기심 많은 저자의 경험과 흥미진진한 서점 이야기가 합쳐져 읽는 재미와 함께 동네 책방의 브랜딩 인사이트까지 엿볼 수 있다.

대한민국 각지에 O리단길이 넘쳐나는 현재, 경주에도 ‘황리단길이라는 거리가 언젠가부터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서점 어서어서는 불국사, 첨성대로 대표되던 천년의 고도에 새로이 붐을 일으키는 그 황리단길에 문을 열었고, 터줏대감답게 꾸준하게 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경주가 고향인 저자는 사진작가, 댄스강사, 새마을금고 직원 등을 거쳐 소규모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하다가, 드디어 머릿속으로만 그리던 서점을 현실로 만들었다. 무엇을 하든 경주에서, 그리고 직접 만들어가고 싶었던 다짐을 담아 아직 별명이 붙지 않은 황남동의 작은 가게를 빌리고 철거부터 페인트칠, 인테리어까지 하며 자신의 경험과 취향이 녹아 있는 서점을 만들어냈다. 서점을 알리기 위한 고민과 노력은 하루도 허투루 보낼 수 없을 만큼 고되었지만 그렇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비록 작은 책방 한 곳이 탄생하는 과정이지만, 그 과정은 자영업을 해본 이에게는 공감을, 시작하고자 하는 이에게는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이다.

카페나 식당보다 접근이 쉽지 않은 서점이 자리를 잡기까지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 줄여서 어서어서라는 이름을 만들기까지의 과정, 오래된 도시 경주의 시간을 담고 싶었던 공간에 대한 아이디어, 서점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던 읽는 약 책 봉투를 만들기까지의 이야기와 그에 얽힌 에피소드들, 손님들의 숨은 미술 감각을 드러내게 해주는 책갈피와 꾸준한 SNS 관리 등 고민의 과정과 어서어서의 성장을 통해 하나의 서점이 어떻게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는가를 엿볼 수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서점‘ 어서어서다. 책을 판매하는 서점의 존재 이유에 대해 깊이 고민하면서 자신만의 서재가 아닌, 어서어서만의 서재를 공유하고 서점의 얼굴인 큐레이션으로 드러내기 위한 노력은 서점만의 개성과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개인의 브랜드가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경주‘라는 지역의 문화를 담고, ’경주‘라는 도시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어서어서의 이야기는 지역과 함께하는 동네 서점의 역할을 다시금 되새기게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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