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공동브랜드 쉬메릭.
‘품질이 좋다’는 답변이 전체 응답자의 87.7%를 차지하지만, 61.2%가 ‘이미지가 올드하다’, 53.5%가 ‘디자인이 촌스럽다’고 했다. 2015년 12월 28~29일 현대백화점 대구점 지하 2층 진입로에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10대 응답자의 46.27%와 20대 응답자의 19.28%가 이 브랜드를 ‘모른다’고 했다. 지역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유명세를 탄 대구시 공동브랜드 ‘쉬메릭’(CHIMERIC) 이야기다. 1996년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탄생한 공동브랜드다. 25개 업체 129개 제품군을 보유하고 해외 11개국에 상표권까지 출원할 정도지만, 현재는 소비자들에게 그냥 오래된 이미지로 각인되고 있다. ‘대구공동브랜드 쉬메릭 지속가능방안’을 연구한 이춘근 전 대구경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오래된 이미지를 극복하려면 젊은 연령층을 표적으로 하는 마케팅과 홍보전략을 강화해야 오래되고 촌스럽다는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다”면서 “최신 트렌드에 맞는 제품이나 젊은 층과 대중 선호 제품으로 이미지를 바꿀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국 지자체가 벤치마킹할 정도로 명성을 떨친 ‘환상적인’ ‘꿈같은’ 의미를 담은 ‘쉬메릭’이 브랜드 인지도 하락과 매출액 판매 부진 등의 이유로 초창기 명성을 얻지 못하고 있다. 2016년 8월부터 ‘쉬메릭’ 상표를 제품에 직접 붙이는 방식에서 벗어나 ‘인증마크’를 별도로 부착하는 것으로 바꾼 이후 ‘쉬메릭’이 사라졌다고 오해하는 이들도 있다. 시민 장모(55)씨는 “‘쉬메릭’ 로고가 붙은 넥타이, 양말, 양산을 더는 볼 수 없어서 이미 사장된 것으로 알았다”고 했다. 대구시 섬유패션과 관계자는 “요즘 트렌드로 보면 지자체 공동브랜드가 계속해서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섬유패션산업이 발전했을 때는 좋은 아이템이었지만 지금은 기업들이 ‘쉬메릭’ 상표에 의존하기보다는 대구시의 인증을 받은 자체 브랜드로 승부 해서 살아남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이춘근 박사는 현재 ‘쉬메릭’ 지원사업 참가업체의 품목이 너무 다양해 통일된 콘셉트를 부여하기가 어려운 문제가 있어서 대구의 특성을 살린 섬유패션과 섬유 관련 리빙제품·라이프스타일 관련 제품에 한정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나머지 품목은 제2의 공동브랜드를 별도로 운영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춘근 박사는 “철저한 브랜드 품질관리와 사후 AS 제도 강화, 삭감된 국비지원 대신 시비 증액을 통한 안정적인 예산지원, ‘쉬메릭’ 브랜드 부착 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인증제도 개선, 섬유 관련 리빙 제품으로의 전문화 유도, 기업의 참여의식 제고와 사회적 책임 강화, 대구·경북 공동브랜드 상생협력 강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수동 대구시 섬유패션과장은 “젊은 층을 겨냥한 디자인과 품질을 참여기업에 요구하고 교육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비대면 산업이 발전하는 상황에서 ‘쉬메릭’ 쇼핑몰의 기능을 더 강화하면서 젊은 세대로부터도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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