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1급에 합격한 서형준 학생과 김화선 포항 해맞이지역아동센터장이 합격증과 현수막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해맞이지역아동센터 제공

포항에서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성인도 취득하기 힘든 한자시험 1급에 당당히 합격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포항시 북구 환여동 해맞이지역아동센터에 다니고 있는 서형준(13) 군. 

서 군은 최근 (사)한자교육진흥회가 주관하고 한국한자실력평가원이 시행하는 제101회 한자실력급수 자격시험 1급에 합격해 최근 자격증을 받았다.

‘1급’은 3500자 한자를 쓰거나 읽을 줄 알아야 합격할 수 있는 한자 자격 급수로 ‘사범’ 다음으로 높은 최고 등급의 난이도가 있는 자격이다.

형준이는 여덟 살 때 해맞이아동센터에서 한자 공부를 처음 접한 후, 따로 학원에 다니지 않고 센터 프로그램에만 참여하며 8급부터 매년 단계별로 급수를 취득했다.

2017년에는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전국한문실력경시대회’에서 장려상을 받고 지난해 2급을 취득한 지 1년 만에 1급 자격증까지 취득해 주위를 더욱 놀라게 했다.

뿐만 아니라 같은 해 센터에서 중국어, 한국사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HSK 2급,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초급 등 다양한 분야의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다.

서 군의 성과는 해맞이지역아동센터가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013년부터 한자 프로그램을 진행해 매년 정원 29명의 아동이 한자 자격을 취득할 정도로 교육 내실화에 노력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특히 2016년 복권위원회 후원,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 야간보호사업에 참여하면서 밤늦게까지 한자 학습을 꾸준히 할 수 있게 되면서 실력이 매우 향상됐다.

한자 1급에 합격한 서형준 군과 김화선 해맞이지역아동센터장이 합격증과 현수막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해맞이지역아동센터 제공
한자 1급에 합격한 서형준 군과 김화선 해맞이지역아동센터장이 합격증과 현수막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해맞이지역아동센터 제공

형준이는 현재 한 글자, 한 글자 새로운 한자를 알아가는 것에 대한 관심과 흥미, 그리고 성취감을 느끼며 ‘사범’ 취득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매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쉽게 지치고 나태해질 수 있었던 시기에 형준 군이 이렇게 열심히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바로 ‘김화선 해맞이지역아동센터장’이 있었다.

김 센터장은 형준이가 한자 학습에 대한 첫걸음을 뗄 수 있도록 옆에서 묵묵히 지켜봐 주며 격려했고, 한자 1급에 합격한 아동을 위해 준비한 용돈 5만 원과 한자 사범 학습 책을 선물함으로 아동이 다음 단계를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 아동이 사범을 취득할 경우 원장님과 시내 나들이(영화+외식) 및 용돈 10만 원을 선물하기로 약속함으로 그 어렵다는 ‘사범’ 대비 학습도 동기부여가 되어 높은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1급 합격 기념으로 모든 아동에게 아이스크림을 선물하며 ‘합격하면 모두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줄 것이고, 불합격하면 원장님께 사줘야 한다’는 김화선 센터장의 내기 제안에 아동 모두 높은 의욕을 보이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형준 군은 “해맞이센터 덕분에 한자를 처음 시작할 수 있었다. 힘들고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원장님과 아빠의 격려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겨낼 수 있었다”며 “나중에 판사가 되는 것이 꿈인데 판사가 되려면 법을 많이 알아야 하고 그러려면 한자를 많이 알아야 한다. 지금 공부하고 있는 한자가 내 꿈을 이루는 좋은 밑거름이 될 거로 생각한다”고 꿈을 밝혔다.

김 센터장은 아이들과 함께한 10년의 추억을 되새기는 이 순간에도 아이들의 변화되는 모습을 떠올리며 가슴이 벅차오르는 감동을 느낀다고 했다.

김화선 해맞이지역아동센터장은 “친구들아! 너희는 나에게 언제나 치켜든 엄지손가락이란다”라며 항상 기쁘고 감사한 소중한 마음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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