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성일 행정사회부국장
곽성일 행정사회부국장

세계 철각들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며 경쟁을 벌인 철인 3종 경기에서 감동의 드라마가 펼쳐졌다. 지난 1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20 산탄데르 트라이애슬론 대회’ 경기 도중 스페인 선수 디에고 멘트리다는 코스를 착각해 뒤처진 영국 선수 제임스 티글이 먼저 골인 지점을 통과하도록 양보했다. 3위로 도착한 스페인 디에고 멘트리다 선수가 결승선 앞에서 멈춰섰다. 뒤따라오는 영국 제임스 티글 선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제임스 티글은 디에고 멘트리다를 앞서 달리다 결승선을 불과 50m 앞두고 길을 잘못 들어서 뒤처졌다.

뒤늦게 실수를 알아채고 절망했다. 그토록 고대하던 메달권이 어이없는 실수로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앞서간 멘트리다가 결승선을 넘지 않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뒤늦게 결승선에 도착하자 두 선수는 골인 지점 앞에서 악수했고, 멘트리다는 티글의 등을 밀며 선두를 양보했다.

그래서 티글은 3위를 차지했고 멘트리다는 4위를 기록했다. 3위를 양보한 멘트리다는 말했다 “티글이 경기 내내 내 앞에서 달렸고 잠시 실수로 길을 잘못 들어섰기 때문에 3위를 할 자격이 충분하다. 이를 지켜본 관중은 물론 대회 관계자, 전 세계 스포츠인들이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스포츠 세계에서 3위와 4위는 엄청난 결과를 갖게 한다. 3위는 동메달을 목에 걸며 메달권에 진입한 선수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경기 역사에도 길이 남는다.

그러나 4위는 한 계단 뒤지만 메달은커녕 기록에도 남지 않고 잊힌다. 그러한 것을 멘트리다가 몰랐을 리 없다. 티글이 실수한 것은 멘트리다의 책임도 아니다. 그래서 3위로 골인을 해도 아무도 그를 비난하지 않고 정당한 선수로 받아들일 것이다. 그래도 그는 그렇지 않았다.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발휘한 것이다. 치열한 경쟁 시대, 진영논리에 함몰된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곽성일 행정사회부국장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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