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피살사건 공식석상 첫 언급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북한군의 만행에 희생된 우리 국민(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 총격사건과 관련해 “희생자가 어떻게 북한 해역으로 가게 됐는지 경위와 상관없이 유가족들의 상심과 비탄에 대해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희생자에게 애도를 표한 첫 육성 메시지가 나온 것은 A씨가 실종된 지 일주일만이자 북한군에 의해 총살된 지 5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매우 유감스럽고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 아무리 분단 상황이라고 해도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받은 충격과 분노도 충분히 짐작하고 남는다”며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국민의 신변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정부로서 대단히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남북관계가 완전히 멈춰서면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북한의 책임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한 것과 관련해 “각별한 의미로 받아들인다”며 “북한의 최고지도자로서 곧바로 직접 사과한 것은 사상 처음이며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도 (이번 사안을) 심각하고 무겁게 여기고 있으며 남북관계가 파탄으로 가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남북관계의 미래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번 비극적 사건이 사건으로만 끝나지 않도록 대화와 협력의 기회를 만들고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계기로 반전되기를 기대한다”며 “이번 사건을 풀어나가는 것부터 대화의 불씨를 살리고 협력의 물꼬를 틀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다만 “사실관계 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 유사 사건 발생을 막기 위한 해법을 공동으로 모색해야 한다”며 “대화가 단절돼 있으면 문제를 풀 길이 없고 협력이 안 되면 실효적인 대책을 세우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가장 아쉽게 부각되는 것은 남북 군사 통신선이 막혀있는 현실”이라며 “이를 우선 복구해 재가동할 것을 북측에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