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항목 탓에 병원 따라 최대 1만5000원 차이
가격에 상관 없이 효과는 동일해 보완책 마련 시급

28일 서울 동대문구 한 병원에서 시민이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연합
독감 예방접종에 사용될 백신이 유통 중 문제가 발생해 무료 접종사업이 중단되면서 불안감에 유료 백신이라도 맞겠다는 시민이 크게 늘고 있지만, 의료기관별 접종 비용이 크게 차이나 소비자 사이에서 불만이 일고 있다.

28일 경북일보 취재결과, 경북지역 병·의원 독감백신 접종 비용은 2만5000원에서 4만원 사이로 형성돼 있다.

포항시 남구에 위치한 A병원과 B의원의 예방접종 비용은 4만원이다. 북구의 한 동네의원에서는 3만5000원을 받는다.

대구시에 위치한 건강관리협회 경북대구북부지부는 2만5000원에 접종하고 있다.

이렇듯 같은 백신을 두고 소비자들은 어느 병원에서 접종하느냐에 따라 적게는 5000원에서 많게는 1만5000원을 더 내야 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병원 이곳저곳에 전화를 걸어 발품을 팔거나 맘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공유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포항시민 A씨는 “병원마다 가격 차이가 크다 보니 비싸게 맞으면 손해라는 생각에 발품을 팔게 된다”며 “저렴한 가격으로 입소문이 난 병원은 이미 백신이 떨어져 당분간 접종이 어렵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비싼 백신이 더 효과가 좋다는 이야기도 돌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 병원이나 찾아야 하는지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병원별 백신 가격이 다른 이유는 예방접종이 ‘비급여’ 항목이기 때문이며, 가격에 따른 백신 효과 차이는 없다.

먼저 비급여 항목은 건강보험 급여 대상자가 아니기 때문에 병원이 자체적으로 가격을 정할 수 있다.

28일 지역 의료업계에 따르면 백신 제조회사에서 약품 도매상에 납품하는 가격은 1만원 내외며, 도매상은 병원에 1만5000원에서 2만원 사이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병·의원은 공급가에 추가 이익을 더한 뒤 소비자로부터 접종 비용을 받는다.

또 현재 시중에 있는 4가 백신은 동일한 효능으로 허가받은 백신으로, 가격은 차이가 날 수 있지만 효능은 같다는 게 질병관리청 측의 설명이다.

이 외에도 백신의 가격은 종류별로 달라진다.

현재 시중에 출시된 독감백신은 3가와 4가로 구분한다.

3가 백신은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 2종(H1N1, H3N2)과 B형 바이러스 1종(빅토리아)을 예방할 수 있는 항원을 갖고 있다. 4가는 3가 백신에 또 다른 B형 바이러스 1종(야마가타) 항원을 추가했다. 즉 4가 독감백신은 3가보다 예방 범위가 1개 더 넓은 백신이다.

3가 백신의 판매가는 1만원대 후반으로 4가 백신 판매가인 4만원에 비해 절반가량 저렴하다.

이와 관련 질병청 관계자는 “건강한 성인이라면 3가 백신만으로도 충분하다. 3가 백신에 포함돼있지 않은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행한다고 해도 증상은 가볍다”면서 “다만 초등학생 이하 연령층과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그 해 유행하는 바이러스에 따라 백신 접종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B형 바이러스로 인한 후유증이 큰 노약자는 예방 효과를 높이기 위해 4가 독감백신을 맞는 것이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독감예방 백신은 접종 2주 후부터 효과가 나타나고 약 3∼12개월(평균 6개월) 가량 유지되는 만큼 효과 등을 고려해 늦어도 11월까지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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