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청사
포항시가 지진의 아픔을 기억하고 교훈으로 삼기 위해 국가방재교육공원 조성을 추진한다.

포항지진 발생 3주년을 앞두고 포항시가 추진하는 국가방재교육공원은 포항지진기념관, 재난체험장 및 교육장, 실내구호소 등을 설치해 재난예방 교육, 방재인력 양성, 구호물품 저장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다.

2017년 11월 15일 포항에서 일어난 규모 5.4 지진과 2018년 2월 11일 규모 4.6 여진으로 진앙인 북구 흥해읍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이 다쳤고 건물이 부서지는 피해가 났다.

시에 따르면 두 차례 지진으로 전파·반파 주택은 956건, 소파 판정 주택은 5만4139건이다. 학교나 도로 등 공공시설 피해도 421건에 이른다. 시가 집계한 피해액은 845억7500만 원이다.

2017년 11월 지진만 따졌을 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공식 집계한 피해액은 546억 원이고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발표한 직·간접 피해액은 3323억 원이다.

정부합동조사단은 지난해 3월 20일 포항지열발전소가 2017년 11월 지진을 촉발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단은 지열발전소에 지열정을 뚫고 물을 주입하는 과정에서 규모 2.0 미만 미소지진이 났고 그 영향으로 규모 5.4 본진이 발생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런 결과에 따라 국회가 포항지진으로 피해를 본 주민에게 피해를 지원하는 ‘포항지진의 진상조사 및 피해구제 등을 위한 특별법’(포항지진 특별법)을 제정했다.

이런 피해 구제와는 별도로 지열발전소로 촉발된 인위적 지진으로 큰 피해가 난 사실을 기억하려면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기념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본 효고현 고베시의 경우 1995년 1월 17일 일어난 한신·아와지대지진으로 큰 피해가 난 이후 ‘메모리얼 파크’를 만들어 복구과정을 설명하고 지진 흔적을 보존해 전시하고 있다.

이 공원은 일본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고베시에 가면 들르는 명소가 되고 있다.

재난과 재해, 전쟁 현장을 돌아보며 교훈을 얻는 여행을 가리키는 역사교훈여행(다크 투어리즘)의 하나인 셈이다.

이런 역사교훈여행 장소로는 9·11 테러가 발생한 미국 뉴욕 그라운드 제로, 캄보디아 양민 학살 유적지,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등이 있다.

국내에도 제주4·3평화공원, 거제포로수용소, 칠곡 호국평화기념관 등 많은 곳이 있다.

국내에서는 지열발전으로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포항지진으로 널리 알려진 만큼 포항시민은 지열발전이나 지진과 관련한 자료를 모아서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표적인 자료는 지진을 촉발한 지열발전소의 시추기를 비롯해 지진으로 부서진 건물 잔해 등이 있다.

시추기는 매각돼 철거가 추진됐으나 현재 철거가 중단됐다.

정부와 포항시가 이를 사들일 필요가 있다고 시민단체는 주장한다.

시는 이와 별도로 부서진 건물 잔해를 일부 확보해 보관하고 있다.

시민단체는 이를 활용하면 전시물로 사용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시 관계자는 “여러 의견을 받아서 지진과 관련한 자료를 모아 국가방재교육공원을 조성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