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연관 12세 남아 2명

우리나라 10대 청소년 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는 1000명가량의 사례가 보고된 바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사례는 처음이다.

국내 발생 환자 2명 모두 코로나19 양성 판정 또는 접촉력이 있으며, 각각 4월과 8월 발생했다.

현재 2명 모두 치료를 받고 퇴원한 상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장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까지 국내에는 7명 의심 신고가 있었으며, 역학조사와 실험실 검사, 전문가 회의 결과 2명이 사례에 부합하는 걸로 판정됐다”며 “현재 두 사례 모두 증상이 호전돼 퇴원한 상태”라고 밝혔다.

일명 ‘어린이 괴질’로 불리기도 하는 이 증후군은 지난 4월부터 유럽과 미국 등에서 보고됐다.

미국 935명(사망 19명), 프랑스 79명(사망1명), 영국 78명(사망 2명) 등 해외사례가 대부분이다.

코로나19와 관련된 것으로 의심은 됐지만 발생 원인을 알 수 없는 탓에 정확한 명칭이 없었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청이 지난 5월 ‘괴질’이란 단어가 주는 공포감이 부적절하고, 국내외 방역 당국이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Multisystem Inflammatory Syndrome in Children)’으로 지칭한 이후 이를 공식 병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은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두 개 이상의 신체 기관에서 중증 상태의 염증이 발생한다.

환자들은 대체로 고열과 발진, 안구충혈 등의 증상을 보였고, 심한 경우 다발성 장기 기능 손상 등으로 인해 사망할 수도 있다.

이 증후군이 어디서 어떻게 발생하는지 알 수 없지만 환자 중 일부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두 질환 간 연관성이 있다는 추정이 세계보건당국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국내 사례 2명을 보면 첫 번째 사례는 11세 남자 아이로, 지난 1월~3월 필리핀 여행을 다녀온 뒤 발열·복통 등으로 4월 29일부터 5월 11일까지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후 5월 25일 의심 사례로 신고됐지만 최초 전문가 회의에선 코로나19 검사결과가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정 본부장은 “분류 이후 이뤄진 항체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인돼 지난달 최종적으로 소아 다기관염증증후군에 해당되는 사례로 판정했다”고 부연했다.

두 번째 사례는 12세 남자 아이로,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지난 8월 19일부터 9월 1일까지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이후 발열과 복통으로 호소한 그는 재입원 후 다시 퇴원했다.

국내에서 진단된 2명은 모두 치료 초기에 항바이러스제인 면역글로불린 제제를 투여받고 빠르게 회복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와 관련 최은화 서울대학교 의대 소아과학교실 교수는 브리핑에서 “치료 방법은 면역글로불린 투여, 스테이로드 제제 투여, 두 가지를 함께 투여하는 방법 등이 있다”며 “국내 사례 2명은 면역글로불린만으로 치료를 하고 회복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소아 다기관염증증후군이 코로나19 감염된 후 대부분 2~4주 후에 발병하는 만큼 모니터링 체계에서 찾아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질병청과 대한소아청소년학회 등에서 이런 환자들을 조기에 찾아내 치료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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