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간 사업비 1조3894억 증액…한국전력, 646차례로 가장 많아

양금희 국회의원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을 비롯한 에너지관련 공기업이 공사 과정 중 설계를 여러 차례 변경해 국민 혈세를 낭비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양금희(국민의힘·대구 북구갑) 의원이 한수원과 한국전력, 중부·남동·동서·서부·남부전력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올해까지 진행된 30억 원 이상 규모 공사에서 설계변경으로 사업비가 5억 원 이상 증액된 사례는 총 225건이다. 증액된 사업의 최초 계약금액은 3조8388억 원이었으나 실제 공사에 투입된 예산은 5조2282억 원이다. 공사 설계 변경으로 무려 1조3894억 원이 증액된 것이다.

양 의원은 사업 계약 이후 총 1212회, 사업당 평균 5.4회에 걸쳐 설계변경이 이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설계변경 공사 현황을 살펴보면, 한국전력은 108개 사업에서 646차례 설계변경을 진행해 전체 에너지관련 공기업 중 변경 횟수가 가장 많았다. 서부발전도 49개 사업 사업에서 311차례 설계변경이 이뤄졌고, 한수원과 중부발전도 각각 38개, 15개 사업에서 106차례, 61차례 설계를 변경한 것으로 파악됐다.

증액된 공사비 총액은 서부발전이 4530억1000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전이 3561억6800만 원, 중부발전 2513억4900만 원 , 동서발전 2263억4200만 원, 한수원 870억1800만 원, 남동발전 92억4900만 원, 남부발전 62억8300만 원 순으로 추가 비용이 많았다.

양 의원은 총 낙찰금액 가운데 설계변경 금액비율은 중부발전이 149%, 남부발전 140%, 서부발전 139%, 한수원 136%, 한전 133%로 대부분 100%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한전의 경우 2010년 계약을 체결한 ‘345KV 군산-새만금 송전선로 건설공사’는 예정 가격의 약 44%인 261억 원에 낙찰됐으나 이후 18차례 설계를 변경해 총사업비가 471억 원으로 80% 이상 늘었고, 서부발전이 2013년 계약한 ‘태안화력 9·10호기 기전공사’도 2042억 원에 낙찰했으나 무려 40차례의 설계변경을 거치면서 최종적으로는 1491억 원 늘어난 3533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한수원이 2014년 계약을 체결한 ‘한울본부 취수설비 정비공사’에서는 설계변경으로 최초 계약금액 90억 원의 116%에 달하는 104억 원이 증액되기도 했다.

양금희 의원은 “에너지 공기업 시설의 내구성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다”며 “국민 세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철저하고 계획적인 공사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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