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하는 권인숙 의원.연합
최근 11년 동안 경북대병원을 비롯한 5개 국립대병원에서 여성 정형외과 전공의를 단 1명도 뽑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경외과·성형외과 등 특정과에서 여성을 거의 선발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돼 이에 대한 실태조사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이 전국 10개 국립대병원에서 받은 ‘국립대병원 전공과 전공의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0년부터 올해까지 정형외과 전공의 1251명 중 여성은 35명(2.8%)에 불과했다.

권 의원은 앞서 2010년부터 올해까지 11년간 서울대병원 전체 전공과 전공의 현황을 분석한 뒤 여성 전공의 비율이 가장 적은 비뇨의학과·정형외과·신경외과·재활의학과·성형외과를 중심으로 전체 국립대를 비교 분석했다.

여성 전공의 비율은 국립대병원에서 정형외과(2.8%)가 가장 낮았다.

이어 비뇨기의학과(3.9%), 신경외과(5.8%), 성형외과(12.5%), 재활의학과(28.6%) 순으로 이어졌다.

정형외과를 먼저보면 경북대를 비롯한 부산대·강원대·충북대·제주대병원 등 5곳은 최근 11년간 정형외과 전공의를 한 명도 선발하지 않았다.

특히, 경북대·부산대·강원대병원은 같은 기간 동안 전공의뿐만 아니라 여성 전문의와 전임의조차 뽑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경북대병원에는 같은 기간 동안 성형외과 여성 전공의도 없던 것으로 분석됐고, 재활의학과에서는 매년 1명의 여성 전공의만 유지했다.

지난 2018년 전국 1174명 남녀 의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의료계 양성평등 현황’에 따르면 응답자 중 39.7%가 “전공을 선택하는 전공의 선발 단계에서부터 성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 응답자 중 52.6%가 성차별 경험이 있다고 응답해 남성의 16.9%보다 크게 높았다.

같은 해 국가권익위원회와 인권의학연구소가 실시한 ‘의과대학 학생들의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보면, 의대생 35.1%가 성별을 이유로 교수 등에게 ‘전공과목 선택에 제한이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듣거나 커피 심부름 등을 강요받았다고 답했다.

여성 전체 응답자 중 58.7%, 남성은 17.7%가 이 같은 경험을 했다고 조사됐다.

이와 관련 권 의원은 “전공의들을 면담한 결과 체력보다 인기 전공과에 남성 카르텔이 형성돼 있다고 보여 진다”며 “성별을 이유로 환자 진찰이나 참관 기회를 제한받는 등 기술을 익힐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있어 성차별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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