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수 대구본부 취재부장

파나소닉 창업주 고 마쓰시다 고노스케. 1980년 4월 1일 사재를 털어 문을 연 정치 사관학교 ‘마쓰시다정경숙(政經塾)’ 입학식에서 국가 백년대계를 만들어 실천하고 일본과 세상을 구원해 사람들의 행복에 이바지해달라고 당부했다. 미래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인재개발과 육성이 난제 가득한 일본에 해답이 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수많은 정치 리더를 배출한 마쓰시다정경숙은 2년의 기숙사 생활을 포함해 4년 동안 수강생끼리 연구과제를 스스로 결정하는 방식으로 절차탁마하면서 국가 비전과 핵심 정책 과제 연구를 하고 현장 연수 등의 공동활동도 해야 한다. 사재 출연으로 이뤄진 기금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수업료가 없다. 오히려 200만 원 정도의 생활비를 매달 준다.

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도 이루지 못한 한국형 마쓰시다정경숙이 대구에 생겼다. 9월 25일 25명의 수강생이 입학한 2·28청년리더아카데미다. 언론인에서부터 정치 지망생, 교사, 기업인, 주부까지 다양하다. 수업료는 없다. 우동기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회장이 수강생 1인당 드는 650만 원 정도 예산을 국비로 따낸 덕분이다. 영남대 총장 시절부터 꿈꿔온 공익적 가치를 추구하며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고 미래사회를 이끌 청년 리더 육성에 나선 것이다. 지역 정체성을 공부하면서 미래를 설계하고, 지역 발전을 위한 의제를 연구한다. 12월까지 3개월간 이어지는 이 프로그램에 기자도 참여하고 있다. 헌법 만들기에도 나서고, 갈등과 위기관리, 전략적 사고와 협상 방법도 배운다. 이미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화운동인 ‘2·28민주운동’의 터전인 대구의 청년이라는 자부심을 새겼다.

12월 14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구 정체성 찾기’라는 팀별 프로젝트를 발표한다. 수구 이미지를 벗고 대구의 청년들이 대구를 지키도록 만드는 정체성 찾기 도전이다. 작지만 의미 있는 밀알을 뿌리는 기회가 될 것이다.

배준수 대구본부 취재부장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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