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구서만 4년간 83개 폐기…낭비된 예산 13억
김용판 "사전심사 강화 등 출시 기준·규정 정비 시급"

김용판 의원(국민의힘·대구 달서구병)

봉화군 ‘봉화여행’앱 2억4000만 원, 대구시설공단 ‘시티투어’앱 1억2100만 원, 경산시 ‘경산시내버스’앱 1억1800만 원, 경북도 ‘경북테마여행’앱 1억1100만 원….

경북·대구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1억 원 이상 거액의 사업비를 투입해 제작한 앱들이다. 하지만 최근 4년 사이 모두 폐기돼 무분별한 앱 제작으로 지역민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용판(대구 달서구병)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경북·대구 지자체와 공공기관에서 제작했다가 폐기한 앱은 83개다. 12억8591만 원 이상의 거액이 앱들을 제작하기 위한 사업비로 쓰였는데, 폐기되기까지의 유지비용과 사업비가 파악되지 않은 일부 앱까지 포함하면 소모된 비용은 최소 13억 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억 단위를 제외한 나머지 앱 제작비는 수십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다양한 금액대를 기록했고, 지원할 서비스 목적이 동일한 것으로 추정됨에도 사업비가 다른 사례도 존재했다.

‘경주시보건소행복맘’앱 제작비는 45만 원으로 폐기된 앱 중 사업비가 가장 적게 들었다. 이와 유사한 앱으로 추정되는 ‘군위군보건소아이맘’과 ‘울진군보건소아이맘’ 제작비는 500만 원, ‘포항 아이맘앱’은 450만 원, ‘구미 아이맘’ 427만5000원, ‘영덕아이맘’과 ‘영주시보건소 아이맘’은 400만 원, ‘청송아이맘’앱 제작비는 300만 원으로 각기 달랐다.

또 ‘군위교육지원청 창의체험자원지도’앱은 200만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으나 ‘영주교육지원청 창의체험자원지도’앱 제작에는 500만 원이 소요됐다. ‘의성군알리미’앱은 3700만 원에, ‘영천행정알리미’와 ‘상주알리미’는 각각 1200만 원, 1100만 원에 제작됐다가 폐기되기도 했다.

특히 경주시는 2년 동안 관광 관련 앱 제작비만 1억795만 원을 소모했다. ‘경주문화관광’과 ‘경주힐링길을찾다’, ‘신라의복불복주령구’, ‘아름다운경주이야기’ 등이다. 지난 2017년 1700만 원을 들여 ‘경주스탬프투어’앱을 만들었다가 폐기했고, 다음 해 2000만 원을 투입해 ‘뉴경주스탬프투어’앱을 다시 만들기도 했으나 또 폐기 절차를 밟았다.

대구 지자체와 공공기관은 2억4139만 원을 투입해 ‘대구투어(DaeguTour)’앱과 ‘대구교육연수원행사안내’, ‘남구맛집’, ‘대구창업지원포털’, ‘대구대기정보’ 등 시민 편의를 위한 다양한 앱 제작에 나섰으나 모두 못 쓰게 됐다.

공공앱 폐지는 누적 다운로드 수와 전년 대비 설치율, 업데이트 최신성, 앱 만족도, 이용자 관리 등을 포함한 평가에서 60점 미만(100점 만점)일 때 이뤄진다.

김용판 의원은 “무분별하게 공공앱을 쏟아내기보다는 적절한 비용으로 제작비용을 책정해 공들여 만들어야 한다”며 “혈세 낭비를 막고 국민 눈높이에 맞춘 전자정부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사전심사 강화 등 공공앱 출시와 관련한 기준과 규정을 정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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