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군이 개발만 해 놓고 운영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사장된 공공앱이 4년 간 910개나 돼 혈세 400억 원이 낭비됐다. 공공앱의 문제점이 그간 공공연하게 거론됐는데 지금도 여전히 개발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것들도 많아서 문제다.

공공앱은 포항시와 대구시의 예만 봐도 그 문제점이 잘 드러난다. 지난 2015년부터 포항시의 지원으로 스마트포항(포항시청앱), 안심귀가앱, 포항아이맘앱, 포항교통약자지원센터, 포항포인트앱 등 5가지가 개발 보급됐다. 개발비만 해도 스마트포항앱이 5억6000만 원, 포항포인트앱 2억 원, 포항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3500만 원, 안심귀가앱 2000만 원, 포항아이맘 450만 원 등으로 모두 8억1950만 원이나 된다.

하지만 이 가운데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앱은 스마트포항과 포항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포항포인트앱 정도다. 그 외에는 대부분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대구시의 공공앱도 회원가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업데이트를 하지 않고 있어서 쓸모가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시민단체 대구의정참여센터가 대구시가 관리하는 공공앱 실태를 조사했더니 대구환경공단이 운영하는 대구전기차충전소앱은 회원 가입이 어려울 뿐 아니라 앱이 가리키는 위치도 맞지 않아 이용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대구교통연수원, 나들이콜, 대구친절버스 등 공공앱은 업데이트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시민 불만을 샀다.

포항과 대구 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들이 세금을 들여 만든 앱 대부분이 이용자가 극히 미미하거나 무용지물이어서 세금도둑이라는 말을 듣고 있다. 봉화군의 봉화여행앱 2억4000만 원, 경산시의 경산시내버스앱 1억 8000만 원, 경북도 경북테마여행앱 1억 1100만 원의 개발비가 들어가는 등 많게는 수억 원에서 적게는 수백만 원의 세금이 들어갔다.

이렇게 혈세를 들어 개발한 앱이 경북·대구에서만 4년 사이 83개가 폐기됐다. 낭비된 예산이 13억 원이나 된다. 경주시의 경우 2년 동안 관광 관련 부문만 해도 5개의 앱 개발·보수에 1억 795만 원이 들었다.

공공앱은 누적 다운로드 수와 전년 대비 설치율, 업데이트 최신성, 앱만족도, 이용자 관리 등을 포함한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60점 미만일 때 폐지 결정을 하는데 현재 운영되고 있는 앱 대부분의 평가 점수도 거의 폐기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금도둑 공공앱의 개발과 관리는 물론 개발 단계의 사전심사를 엄격히 해서 혈세 낭비를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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