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정상들에 지지 요청…국회의장·정부 인사들도 지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1차 라운드를 통과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달 27일 오전 2차 라운드 선거운동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유럽으로 출국하고 있다. 유 본부장은 9월 27일부터 10월 2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와 스웨덴을 방문해 WTO 회원국을 대상으로 지지교섭 활동을 벌인다.연합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차관급)이 WTO(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결선에 최종 후보로 결정되면서 첫 WTO 여성 사무총장과 동시에 한국인 사상 첫 WTO 수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이 8일(현지 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WTO 사무국은 이날 오전 스위스 제네바의 본부에서 비공식 대사급 회의를 열고 유 본부장과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을 최종 후보로 발표할 예정이다.

결선에 오른 두 후보 모두 여성이라는 점에서 WTO 25년 역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이 탄생할 것이 확실시된다.

유 본부장은 통상 관련한 길을 걸어온 전문가이자 현직 통상 장관이라는 점을 내세워 WTO 사무총장 적임자임을 주장해왔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 등 각국 정상과 통화하면서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 사격에 나서 결선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실제 청와대는 이날 강민석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그동안 문 대통령이 35개국에 친서를 보내고 메르켈 독일 총리,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5개국 정상과 통화를 하면서 유 본부장 지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친서와 전화통화를 통해 “대한민국은 자유무역질서 속에서 성장해왔고 다자무역체제의 발전이 WTO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 갖고 있다”며 “유 본부장이야말로 WTO의 기능을 보다 강화하고 회복력과 대응력 갖춘 기구 만들기 위한 적임자”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귀국 후 자가격리 중인 유 본부장에게 전화해 선전을 격려하고, 정부 차원의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말라”고 지시했다.

또, 박병석 국회의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인사들도 적극적인 지원 외교에 나섰다.

WTO 사무총장은 다음 달 초쯤 최종 선출될 전망이다.

한편, 유 본부장은 대구시 행정부시장과 20대 국회의원(대구 북구갑)을 지낸 정태옥 전 의원의 부인이다.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결선)제일 큰 고비가 남아있기 때문에 아직은 판세를 낙관하거나 결과를 예단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정부는 진인사하고 대천명한다는 자세로 해야 할 일을 하면서 겸허히 결과를 기다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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