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만에 13~18세 대상 예방 접종 시작…학생·학부모 몰려
질병관리청, 문제 백신 일부 물량 수거 조치 예정

유통 중 백신 상온 노출 사고로 접종이 전면 중단됐던 인플루엔자(독감) 국가예방접종 사업이 재개된 13일 오후 대구 북구 한국건광관리협회 경북지부 앞에 유료 및 무료 독감 예방 접종을 받으려는 시민이 길게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이날 한 관계자는 상온 노출 사고가 발생 때문인지 무료 접종에 비해 유료 접종이 훨씬 많다고 밝혔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만 13~18세를 대상으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접종이 재개된 13일 오후 포항시 북구 우현동의 한 병원.

병원 입구를 지나 1층 로비까지 예방접종을 위해 병원을 찾은 학생과 학부모들로 가득했다.

이곳에서 만난 학부모 A씨는 “조금이라도 빨리 접종을 맞기 위해 학교를 마친 아들과 함께 왔다”며 “고등학생들이 하교하는 오후 4시쯤에는 사람들이 더 몰릴 것으로 예상해 마음이 급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북구 두호동의 한 개인병원에도 예방접종을 위해 찾은 사람들로 붐볐다. 일부 내원객들은 길게 늘어선 대기줄을 보고 되돌아가는 경우도 있었다.

시민 B(55·여)씨는 “점심시간을 맞춰서 왔는데도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기다리는 것보다 다른 병원을 찾는 게 빠를 것 같아 인근 병원들에 전화를 돌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은 13일부터 만 13~18세를 대상으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접종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백신 상온 노출로 인해 예방접종을 중단한 후 약 3주 만이다.

이후 19일과 26일부터는 각각 만 70세 이상·만 62~69세를 대상으로 무료 예방 접종이 진행된다.

큰 혼잡이 빚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대부분의 병·의원에서는 순조로운 접종이 이뤄지는 모습이었다.

접종기간은 코로나19와 동시 유행 대비, 인플루엔자 유행기간, 접종 후 항체생성 및 지속기간(접종 2주 후부터 생기기 시작해 평균 6개월 정도 유지) 등을 고려해 오는 12월 31일까지 접종을 완료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한편, 지난 9월 21일에 공급 중단 조치된 인플루엔자 백신에 대한 유통 조사 및 품질결과 등을 토대로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친 결과, 백신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효력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일부 물량(약 48만 도즈)은 모두 수거 조치할 예정이며 어르신 사업 재개 전인 10월 16일까지 모든 물량을 보건소와 지정 의료기관에 공급 완료할 예정이라는 게 질병청의 설명이다.

또 백신 배송업무를 맡았던 신성약품은 자체적으로 배송 위탁업체 변경, 수송용기 보완, 교육 강화 등을 통해 관리를 강화하고 정부에서는 유통관리 현장점검을 실시해 관련 규정을 철저하게 준수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질병관리청 정은경 청장은 “이번 백신 유통 상의 문제로 국민들에게 심려를 드리고, 일정이 연기된 어르신·의료기관 등에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송구하다”며 “안전한 예방접종 시행을 위해 접종 대상자는 사업 시작 일을 준수해 사전 예약 후 내원할 것을 부탁드리고 병·의원도 특정일에 접종이 집중되지 않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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