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광현 포항남부경찰서 경위
피광현 포항남부경찰서 경위

노인공경은 동양의 전통적인 미덕이다.

노인은 부모가 아니라도 언제 어디서나 공경받았고,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웃어른으로서 대우받았다.

그러나 오늘날 아름다운 전통은 깨지고 노인은 짐짝 취급을 당한다.

이런 현상은 산업 도시화 되면서 부각 됐는데, 우리나라는 1960년대 후반부터 노인경시 현상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정부는 10월 2일을 ‘노인의 날’로 지정했다. 이날은 경로효친 사상을 앙양하고,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온 노인들의 노고를 치하 하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노인의 날이 제정된 배경은 UN이 1990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45차 유엔총회에서 10월 1일을 ‘세계 노인의 날’로 결의했다. 대한민국의 경우 10월 1일은 ‘국군의 날’인 만큼 하루 뒤인 10월 2일로 미뤄졌다.

이렇듯 기념일을 제정해 노인을 치하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60대 이상의 어르신들의 경우 광복 이전에 태어나 국가적·정치적·사회적으로 무척 어렵고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오신 분들이다.

일제탄압 시절에는 압제·착취를 비롯해 숱한 모멸과 생명의 위협 속에서 생존을 위한 몸부림과 조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했고, 동족상잔의 한국전쟁 속에서는 나라와 가족을 지키고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피 흘려 싸우신 분들이다.

극심한 정치적 혼돈 속에서 그리고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국가재건에 청춘을 바치신 분들이기에 공경받고 존경받아야 할 분들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급속히 진행된 산업화의 여파로 전통윤리인 경로효친 사상이 크게 퇴색하고 개인주의가 팽배해지면서 많은 어르신들이 사회와 가정에서 대접과 존경을 받기는커녕 도리어 무관심과 냉대 속에서 외롭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삶을 비관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생활고에 허덕이거나 학대받는 어르신들이 많은 것이 우리나라 노인복지의 현주소다.

노년의 삶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는 백성들의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충성심은 효심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실은 노인들을 향해 소위 ‘틀딱’, ‘꼰대’와 같은 비하 발언으로 노인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안겨주고 있다.

다만 일부 노인 중에서는 아랫사람들을 존경하지 않고 민폐를 부려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한다.

최근 한 노인이 지하철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전 국민의 신경이 곤두서 있는 시기에 마스크를 턱에 걸친 상태로 옆 사람과 큰 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본 한 시민이 마스크 착용을 요청하자 오히려 화를 내며 가족들을 전멸 시키겠다고 하는 등 비상식적 행동으로 인해 공감을 얻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이 같은 일부 어르신들 때문에 전체 노인들이 공경을 받지 못해서는 안된다.

‘노인은 후손의 양육과 국가및 사회발전에 기여하여 온 자로서 존경받으며 건전하고 안정된 생활을 보장받는다’라는 우리나라의 노인복지법 기본이념인 만큼 국가도 노인들에 대한 복지서비스를 강화하는 정책을 적극 시행해 젊은 시절 경제 발전에 온 몸을 던진 우리의 부모들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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