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국민의힘이 내년 4.7 서울, 부산시장 보궐 선거와 차기 대선을 앞두고 지도부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당내에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리더십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가 하면 지도부 혼선에 김 위원장 본인은 “이런 식이면 비대위원장 못한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보궐선거 준비위원장에 친박계로 알려진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를 내정 사흘만에 철회했다. 대신 김상훈 의원(3선·대구 서구)을 지난 12일 경선준비위원장이란 직책으로 대신 앉혔다. 13일에는 선거 준비를 총괄하고 후보들을 관리해야 할 김 사무총장이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심판이 선수까지 겸할 수 있나”라는 항의가 쏟아지는 등 경선위원회 구성을 둘러싸고도 논란이 확산됐다. 경선준비위원회는 김 사무총장이 주도해 구성했다. 선임된 위원 10명 중 상당수 인사가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후보들의 ‘대리인’격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이래저래 당내 분란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위원 중에는 지상욱 여의도 연구원장 등 일부 위원은 서울시장 출마를 저울질하며 사퇴를 밝히는 등 인선에 따른 뒷담화도 생겨나고 있다. 구설에 오른 김선동 사무총장은 14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당 일각에선 김 사무총장의 거취 문제를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한 김 위원장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다. 일부 중진의원은 “김 비상대책위원장이 기본소득, 전일 보육제, 경제 3법, 노동법 개정 등 정책 이슈를 주도하는 정치력은 돋보이나 앞으로 있을 보궐선거와 관련해서는 인선과 비전은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내년 서울시장 선거는 여야가 전력을 기울어야 하는 중요 선거다. 대권 흐름을 좌우할 대선 전초전이기 때문이다. 여야 어느 쪽이든 지는 쪽은 대선에 비상이 걸린다. 국민의힘 김종인 위원장에겐 정치적 생명이 걸린 선거다. 승리하면 대선 전망이 밝아지며 위원장직이 확고해지고 복심의 대망론도 펼 수가 있다. 그러나 패하면 총선 참패 이상의 충격파로 지도부 책임론으로 휩싸이며 퇴진해야 한다. 현재로썬 국민의힘에는 서울시장 자리를 꿰어찰 필승 카드가 보이지 않는 게 고민이다. 여권에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인물들이 차고 넘치지만 국민의힘에는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 윤희숙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오 전 시장은 대선에 직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의 복심에는 윤 의원이 가장 근접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공식, 비공식 석상에서 “서울에서 어떤 선거든 완패당한 정당이 살아남았다는 얘기는 대한민국 정당사에 없다”며 “여당이 전패하면 정권이 무너졌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지난 총선 때 수도권서 완패했다. 국민에게 당이 확 바뀌어졌다는 느낌을 줘야 하고 무엇보다 시장 후보는 새로워야 한다”고 했다. 대선 후보 문제도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발등의 불처럼 시급하다. 현재 국민의힘에는 비공식적으로 몇몇 사람이 의사를 밝히고 있을 뿐 공식적인 의사를 표명한 인사는 없다. 김 위원장의 대선 후보자에 대한 복심은 어디에 있는지 아리송하다. 그동안 대선 후보가 당내에도 드러난 인물이 별로 없고, 당 밖에도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김 위원장 말이다. 그렇다면 김 위원장 본인이 직접 대선 레이스에 올라탈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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