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국 의원(국민의힘, 군위·의성·청송·영덕)
김희국 의원(국민의힘, 군위·의성·청송·영덕)

교통약자 이용 편의 증진, 대기환경 개선 등을 목적으로 정부(환경부,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제가 시행하는 전기버스 보조금 지원정책이 중국 전기버스 제조판매업체는 물론 전기버스를 구매하는 운송사업자들의 배만 불리는 대표적 혈세 낭비 사업인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차량 가격을 고려하지 않은 보조금 정책으로 인해 국내 전기버스 업계들은 도산 위기에 직면해 있다.

18일 국민의힘 김희국 의원(군위·의성·청송·영덕)에 따르면, 현재 전기버스의 경우 저상 보조금 약 9000만 원(국토부 50%, 지자체 50% 지급), 환경부 친환경 전기버스 구매 보조금 최대 1억 원(차종별 상이), 친환경 차 보급 장려를 위한 지자체 보조금 1억 원(환경부 보조금 1:1 매칭 지급)이 지원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전기버스 가격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보조금 정책이다.

전기버스 보조금 지원사업은 애초 대당 4억 원에 달하는 전기버스 구매 시, 구매 가격이 1억2000만 원대인 디젤 및 CNG 버스와의 차액에 대한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전기버스를 생산, 판매하는 주요 국내 3사, 중국 3사의 가격을 보면, 보조금 적용 시 실질 판매가격은 약 0원에서 1억 원까지 차이를 보이는 실정이다.

중국의 경우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보조금 지급대상을 폐쇄적으로 선정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반면, 우리는 아무런 제한 없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현재 중국산의 평균 수입원가는 2억1000만 원에서 2억3000만 원 사이여서, 판매가 대비 3000만 원~7000만 원의 이윤을 남기고도 국산 전기버스보다 1억여 원 싸게 공급되고 있어, 가격경쟁력에서 절대적으로 우위를 보이는 상황이다.

중국산의 저가공세에 공급가격이 떨어지면서 운수사업자들이 거의 공짜로 전기버스를 구매하는 기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국내 운수업체들의 전기버스 구매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여, 교통약자 이동 편의를 증진하고 대기환경을 개선하고자 시행된 보조금 지급정책이 중국 업체들은 물론 국내 운수사업자들 배만 불려 주고 있는 꼴이 된 것이다.

특히, 외국산의 경우 보조금만으로도 구매가 가능해, 판매금액을 부풀려 계약하고 수령한 보조금 중 일부를 ‘백마진(Back margin)’으로 업체에 되돌려 주는 부정적 판매조건 제안도 성행하고 있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수입업체의 무분별한 판매조건(배터리/모터 9년 보증, 대당 2000만 원의 현금제공, 대형 판매위탁사를 통한 유류(디젤)비 지원, 대당 무상부품 2000만 원 수준 제공, 108개월(이자 대납) 무이자 할부) 등 대가성 판매 조건들도 운수업체들을 현혹하며 시장질서를 교란시키고 있는 부분이다.

시장의 계속되는 가격 인하 요구로 인해 원가 이하로 판매되는 상황에서, 국내 제작사는 가격 외의 이러한 무분별한 판매조건 요구(중국산 수입 업체 판매조건과 동일 조건 요구)로 인해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지난 2년간(2017년~2018년) 정부가 집행한 전기버스 구매 보조금이 약 486억. 이중 중국산 전기버스에만 국가 예산 176억 원이 지급됐으며, 이는 전체 지원 물량의 36%(243대 중 88대)를 차지한다.

2017년~2018년 대비 2020년 현재 3배 이상 증가한 시장 상황을 고려할 경우, 보조금 지원을 받은 중국산 전기버스는 2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김희국 의원은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중앙정부(국토부+환경부) 보조금 지급은 국산과 수입 산에 대해 동일 지급(WTO 규범 준수)하되, ‘국산화율 50% 이상’임을 증빙 완료한 차량(국산, 수입 산)으로 선정된 차종에만 지자체 보조금을 지급하는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 “총리실 주관으로 환경부, 국토교통부, 지자체 등이 서둘러 전반적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만식 기자
이만식 기자 mslee@kyongbuk.com

군위 의성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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