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균 대구한의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박동균 대구한의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신종플루, 구제역, 메르스 등 익숙하지 않으면서 새롭게 등장하는 신종재난은 우리에게 큰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올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우리의 생명에 대한 커다란 피해를 야기했을 뿐만 아니라 국가적, 사회적으로도 막대한 경제적, 사회적 손실을 가져왔다. 그나마 우리나라가 코로나19에 방역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었던 것은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방역행정을 추진한 지방정부의 역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시민의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지방정부의 대응과 역할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 것이다. 각 지방정부가 보유한 위기관리 역량에 따라 국민의 안전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고, 특히 지방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얼마나 잘 보호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지방자치단체장의 능력으로 평가 받았다.

위기 발생 시 현장에 있는 사람과 사무실에서 업무처리를 하는 사람과는 위기인식과 대응에 있어 차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위기관리는 현장에 위치한 관리자에게 최종권한을 주어 상황이나 사태의 변화를 보아가며, 적절한 대응조치를 하도록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즉 돌발성과 불확실성의 특성을 갖고 있는 위기관리는 위기가 발생하는 ‘현장’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위기발생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지역주민들은 재난 등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수립된 안전관리계획에 의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위기관리 과정별로 대응조치들이 관련된 기관 간에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총체적으로 재난에 대처하여 지역주민들의 피해가 최소화되기를 기대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재난대응에서 주로 중앙정부는 재난안전관리 전략 및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지방정부는 실질적인 대응과 복구의 현장업무를 수행한다.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의 경우에도 대응 및 복구가 이루어지는 곳은 지역의 현장이기 때문에 감염병 재난대응에 있어서 지방정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감염병 발생 초기에 신속하게 감염원 및 전파경로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철저하게 의심환자 및 접촉자를 관리하는 것이 방역 대응의 핵심이다. 따라서 지방정부는 의심환자의 발견, 조치와 접촉자 관리에서 중앙정부의 대응 주체들과 신속하고 정확하게 연계하여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지역에서 발생한 환자의 감시, 지역 역학조사, 지역주민 대상 교육 및 홍보, 소통 강화, 지역 내 격리병상, 격리시설 관리 및 추가 확보계획 수립, 방역업무 중심 보건소 기능개편 및 검사인력 보강 등이 감염병 위기관리에 있어서 지방정부의 주요 과제이다.

아울러 지역사회 공공기관, 학교, 요양시설, 병원, 유치원 등 보육기관, 교회 등 종교시설, 문화체육 시설, 다중이용시설 등은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감염병에 대비하여 감염병 위기관리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앞으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은 영원히 여러 형태로 발생할 것이며, 우리나라도 생물테러와 같은 테러리즘이 언제나 발생 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재난현장에 가까운 지방정부의 역할은 물론 군, 경찰, 소방 등 지역 차원의 다양한 주체들의 유기적인 위기관리 거버넌스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지방정부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한 단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방정부 차원에서 부서 간 임무와 역할에 대해 명확한 정의 수립이 필요하고, 아울러 재난 및 의료인력 등 담당 공무원에 대한 사기진작과 적절한 교육훈련이 필요하다. 이 밖에도 재난 대응 사례의 평가를 통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상시적으로 실시하여, 교훈을 얻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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