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화 바탕으로 저자 상상 더해…"지역사 연구 귀중한 자료될 것"

이야기로만나는송계 표지 입체.

조선의 마지막 유학자, 경북 영천 선비 송계 한덕련 선생의 일대기를 재조명하는 ‘송계 한덕련 선생 스토리텔링, 이야기로 만나는 송계’(김정식 지음, 보고사)책이 출간돼 지역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송계 한덕련(韓德鍊, 1881~1956) 선생의 삶과 학문을 이야기 방식으로 엮은 책으로, 실존 인물 송계의 행적이나 일화를 바탕으로 저자의 상상을 덧붙여 재조명했다.

조선이 쇠락해 가던 격변기에 태어나 국권을 상실한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광복 등 격변의 시대를 살면서도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한평생 유학자의 길을 걸었던 송계 선생의 고뇌와 현실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됐다.

제1부에서는 장례식을 마치고 귀후재에서 송계를 추모하는 이야기로 시작해 송계의 삶에 안겨진 고민과 갈등을 다뤘다. 유학이 쇠퇴해져 가는 사회 변동을 겪으면서 송계는 자신이 선택해 나가야 할 길이 무엇인가를 깊이 고민하고 그 위에 자신의 목표를 설정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제2부에서는 앞에서 던져진 고민의 해법을 찾기 위해 떠나는 긴 여정에서 도산서원 등에 깃든 선현들의 영혼은 물론 부안의 전간재(田艮齋)와 거창의 면우 곽종석(면宇 郭鍾錫)를 비롯한 여러 도학자와 만나 학문적 소통을 하며, 그 과정에서 송계가 사색하고 직간접으로 깨달은 바를 보여 주고 있다.

마지막 제3부는 순례를 통해 결심한 바를 구체적으로 실천해 나가는 과정을 다뤘다. 순탄하지 않은 현실 속에서도 도학 교육의 끈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송계 자신의 교육 정신을 분명하게 밝혀 주고 있다.

스토리텔링은 역사 콘텐츠의 가치를 실현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인물과 스토리텔링을 결합해 자연스럽게 주인공과 함께 여정 하며 감정 이입하게 한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자칫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을 흥미롭게 풀어낸 이야기로, 당파를 초월한 송계의 올곧은 선비정신을 느낄 수 있길 기대해본다.

송계(竦溪) 한덕련 선생은 한 말 영남 동부 지역의 마지막 유학자요 실천 도학자다. 가학(家學)으로 입지를 한 선생은 전국의 선현지를 두루 탐방하고 호남의 간재 전우를 스승으로 모셔 큰 가르침을 받았다. 그 후 군위의 화산, 산성과 영천의 임고에서 학당을 열고 수많은 제자를 가르쳤으며 ‘세심시동지’를 비롯한 1000여 편의 유학적 시와 문적을 남겼다.

성현의 도에 이르고자 하는 수신자로서 송계 선생은 ‘자나 깨나 도를 구하다 죽고서야 그친다’는 한결같은 심지로 학행을 돈독하게 쌓아 나갔다. 사후, 대구 경북 유림과 영천 지역민들은 선생을 연계서원에 모시고 선생이 남긴 학덕과 세심 정신을 널리 선양하고 있다.

지은이 김정식은 2011년부터 스토리텔링 제작과 문화콘텐츠 컨설팅 전문 대마문화콘텐츠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1989~1990년 ‘월간 에세이’완료추천으로 등단했다.

예술행정(행정학박사)을 전공한 지은이는 1983년부터 2019년까지 육군3사관학교 교수, 대구가톨릭대학교와 전주대학교대학원 강사를 역임했고, ‘나를 디자인합니다’, ‘은빛 목걸이’, ‘청리 가는 길’, ‘화살을 이긴 영천 대마’, ‘이야기로 찾아가는 하회마을’ 등 15권의 에세이와 스토리텔링집을 발간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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