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사망자 백신 인과관계 확인 중…현재로서는 중단 계획 없어"

독감 예방 접종하는 시민. 자료사진
전국에서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백신 공포’로 인한 각종 루머가 떠돌고 있다.

지난 16일 인천 10대 고교생을 시작으로 20일 전북 고창과 대전에 이어 21일에는 대구·제주·경기, 22일에는 안동·성주·서울·경남 창녕 등에서 10여명이 사망하는 등 총 27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이렇듯 예방접종 관련 사망자가 늘어남에 따라 백신에 대한 불안·거부감과 함께 각종 백신 관련 무분별한 추측 및 잘못된 주장들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급격히 확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22일 지역 맘카페 등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백신 접종 사망 원인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한 누리꾼은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았던 고교생과 노인층이 갑자기 숨졌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백신 접종 과정에서 사망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됐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았다.

또 다른 시민은 백신에 중금속이 많이 포함돼 있어 사망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인터넷에 올라온 백신 자체에 중금속이 포함된 경우가 많다는 증거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또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백신은 국산이라며 수입 백신을 맞으라는 조언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 밖에도 ‘독감 주사를 맞으면 죽는다’, ‘더 많은 사망자가 있지만 정부가 은폐하고 있다’라는 등 근거 없는 낭설도 나왔다.

이 같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일파만파 퍼져갈수록 거짓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늘어날 수 있어 심각성이 커진다.

특히, 대부분의 게시물에는 전문적 지식 없이 만들어진 그럴싸한 동영상과 사진들이 증거로 내세워져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 보건당국은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다며 백신 자체의 문제일 가능성을 일축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현재까지 사망자 보고가 늘기는 했지만, ‘예방접종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직접적 연관성은 낮다는 것이 피해조사반의 의견”이라며 “사망자와 백신의 인과관계는 사망원인과 그 내용을 바탕으로 전문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5면

이어 “사망자들이 맞았던 백신에 대한 접종 중단 여부도 따져봤지만 아직은 중단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사망사례에 대해서는 최대한 접종과의 문제가 없는지 모니터링하고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겠다고 판단되면 신속하게 조치하겠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또 백신 자체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에 정 청장은 “현재까지 사망자들이 접종한 백신은 5개 회사가 제조한 것이고, 모두 로트번호가 다 달라서 한 회사(백신이)나 제조번호가 일관되게 이상반응을 일으키지는 않았다”며 “제품이나 제품 독성 문제로 인한 사망은 아닌 것으로 전문가도 판단한다. 같은 의료기관에서 같은 날 접종받은 분들도 전화로 조사했지만, 중증 이상반응 없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정 청장은 사망자의 사망 원인 조사에 대해서 “동일한 백신을 맞은 대상자에 대해 계속 조사하고 있고 의무기록 조사나 부검을 통해 사망 원인을 찾고 인과관계를 검토해야 한다”며 “부검(완료)까지는 2주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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