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주&포스코 ‘wave’
예전과 같이 축제를 하기 어려운 뉴노멀 시대, 포항문화재단은 예술과 관람객을 기술로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순수예술제 2020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을 지난 10일부터 31일까지 온·오프라인 단계별로 개막해 성황리에 운영하고 있다.

안전하고 철저한 방역관리 속에서 영일대해수욕장, 철길숲, 포항운하, 오천예술로에 정보 전달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스틸아트 정원은 행사 개막 6일 차인 22일 기준, 4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했다. 온·오프라인 누적 관람객 30만명을 돌파하며 하이브리드 축제로서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올해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기존의 축제와 다른 형식으로 일상 속 우리 동네 예술을 재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포항운하는 총 1.3km의 전국 최초 도심 속 관광 레저형 운하로 크루즈를 타고 스틸아트 작품을 감상하며 낭만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명소다. 이곳에 자리 잡은 스틸아트 작품들은 사랑, 희망, 도전, 안녕의 따뜻한 메시지로 낭만이 흐르는 운하의 풍경을 완성한다.
최정화 ‘flower tree’
포항운하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품 중 하나인 최정화 작가의 ‘Flower tree’는 작품 이름으로 딴 ‘플라워트리광장’에 설치돼 있다. 해바라기, 쑥부쟁이, 노루귀, 팬지, 장미, 나팔꽃 등으로 구성된 이 커다란 융합체는 ‘사랑’과 ‘행복’을 의미한다. 삶의 가장 행복한 순간에 꽃다발을 건네고,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부케를 들듯이 운하의 꽃나무는 포항 시민들을 위해 빛나는 거대한 화환이며, 축복의 꽃다발이다.

포항운하에는 사랑을 이야기하는 작품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사랑, 고백이라는 꽃말을 가진 튤립을 형상화한 철강기업 제일테크노스의 2018년도 출품작 ‘튤립’이다. 가족 및 연인과 함께 영일만 밤바다의 낭만과 화려한 포스코 야경을 즐기며 작품을 감상하며 의미를 나누어보길 추천한다.
김정민 ‘장사의꿈’
포항운하 크루즈 선장들이 가장 좋아하는 김정민 작가의 ‘장사의 꿈’을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삶을 짓누르는 세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의 힘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 역동적이고 힘이 넘치는 인물상을 통해 도전적인 의지를 담아내고 있다. 근육이 터질 듯 부풀고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은 표현은 다소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연출하여 관람객에게 웃음을 안겨주기도 한다. 시민들의 도전정신과 강인한 의지가 있었기에 지금의 도시 포항을, 낭만적인 포항운하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역도를 하고 있는 ‘장사의 꿈’에 이어, 포항운하에는 스포츠를 연상시키는 작품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탁구경기의 한 장면을 표현한 변대용 작가의 ‘너는 나다. 나는 너다’이다.

포항운하관 안쪽에 위치한 서성봉 작가와 POSCO의 2019년도 협업작품 ‘달집’은 제주도 정낭에서 모티브를 얻어 안과 밖이 소통하는 형태의 작품이다. 집 형태를 최소한의 선으로 형상화해 집안에 떠 있는 달을 띄워서 달집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달은 풍요와 기원의 상징으로 포항시민의 안녕과 번영의 의미를 담고 있다.

포항운하관 주차장 옆으로 위치한 ‘파도(wave)’는 권용주 작가와 POSCO의 2019년도 협업작품으로, 폭 200cm, 길이 400cm, 두께 3cm 내외의 철판 5장을 벤딩 가공해 제작한 작품이다. 해변에 밀려오는 파도를 심이 굵은 연필로 그리듯 제작·설치한 이 작업은 육중한 무게감, 붉고 뜨거운 쇳물의 강렬한 느낌, 산화될 때 보여 지는 시간성, 끊임없이 재활용되는 자원적 순환성 등 아직도 세상을 떠받치고 있는 철의 재료적 특성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옛사람들은 지금 포항제철소가 자리를 잡고 있는 일대를 ‘어룡사(魚龍沙)’로 불렀다. 바람과 파랑(波浪)이 많아 풀 한 포기 없는 황무지에 세워진 포항제철소는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상징과도 같다. 일렁이는 파도를 형상화한 POSCO의 2015년도 출품작 ‘물결’은 시작도 끝도 없는 물결의 상징성을 통해 무한의 가능성과 지속성을 표현하고 있다.

2020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오는 31일까지 영일대해수욕장, 포항운하, 철길숲, 오천예술로 일원에서 시민들과 만난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