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협의도 없이 기습 펜스 설치"
공사 관계자 "옹벽 공사 위해 불가피"

25일 포항 중앙초 담장보다 안쪽으로 인근 아파트 신축 공사 가설물 장비 등이 들어와 있다.

건설업체가 아파트 신축 공사를 위해 동의 없이 인근 초등학교 담장을 침범해 안전 펜스 설치를 설치하려다 강력한 항의로 중단해 물의를 빚고 있다.

25일 포항시 북구 우현동 중앙초등학교 관계자와 학부모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학교와 맞닿아 있는 ‘포항우현 중해마루힐 센텀’ 아파트 건설 공사 근로자들이 학교와 공사 현장 경계인 담장을 넘어 폭 4~5m, 길이 수십m 가량 들어와 펜스를 설치하는 공사를 강행했다.

25일 포항 중앙초 담장과 인근 아파트 공사 현장 사이로 큰 구멍이 나 있어 학생 안전이 위험해 보였다.

현장을 살펴본 결과 학교 담장과 아파트건설 현장은 약 5~8m 정도의 높이 차이가 있었고, 옹벽 공사에 앞서 비탈면 공사를 하려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 근로자들은 학교 경계선을 따라 설치된 담장을 일부 걷어 내고, 통행로를 확보하려 했고, 학교 부지 내에 철재 시설물을 설치했다.

학교 측은 사전 공지가 없었고, 휴일인 일요일이라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건설업체에 강력항의하면서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경찰 측은 철거하려던 학교 담장을 우선 원상회복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포항 중앙초 담장 안으로 아파트 신축 현장 측의 공사 가설물들이 놓여 있다.

이후 학생들이 절벽에 가까운 담장과 공사 현장 출입을 막기 위해 출입금지 테이프가 처져있다.

학교 관계자는 “2017년 새로 지은 학교인데 아파트 신축 공사로 소음 분진 등으로 피해를 이미 입고 있다”며 “또한 이번에 예고와 동의도 일절 없이 학교 시설물인 담장까지 철거하고 경계보다 훨씬 안쪽까지 침범해 공사하려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학부모는 “우리 아이들이 뛰어놀고 공부할 학교 담장을 일요일에 기습적으로 철거한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라며 “시와 교육 당국이 이번 일을 좌시하지 말고 학생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서 사태를 해결할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내년 4월 완공 계획에 맞추려면 경계 지역에 옹벽 설치 공사를 하루 빨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학교 측에 원만한 해결을 위해 대화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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