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조성진.
‘명연주시리즈 :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이 30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펼쳐진다.

2015년 한국인 최초로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를 우승하며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주목을 받은 조성진은 세계 곳곳의 명망 높은 공연장과 오케스트라 및 지휘자와의 연주, 독주회뿐만 아니라 음반에서도 화려한 성과를 보이며 독보적인 행보를 걸어가고 있다.

2019년 6월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이후 1년 만에 대구 관객을 찾는 그는 슈만, 시마노프스키, 그리고 리스트의 감각적이고 드라마틱하면서도 초인적인 기교를 요구하는 작품들로 자신의 모든 기량을 쏟아낼 예정이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2015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에 입상하며 국제적인 수준의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으며, 동세대 연주자들 중 단연 두각을 나타내는 아티스트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 음악시장에 조성진이라는 이름을 알린 이후 그의 행보는 모든 것이 새로운 역사가 되고 있다. 그는 콘세르트 허바우, 카네기홀, 산토리홀, 비엔나 콘체르트하우스 등 세계 각국의 명망 있는 공연장뿐만 아니라, 사이먼 래틀, 안토니오 파파노, 얍 판 츠베덴, 야닉 네제 세겡, 정명훈 등 지휘 거장과 협연했다.

또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인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과 독점 계약을 맺었고 발매하는 음반마다 멀티 플래티넘 판매를 기록했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전설처럼 존경받는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알프레트 브렌델이 아끼고 사랑하는 젊은 피아니스트가 됐다.

코로나19로 세계 음악 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는 이때에도 베를린 필하모닉 재초청 공연, 뉴욕 필하모닉 정기 연주회 데뷔, 시카고 심포니 피아노 시리즈, 위그모어홀 120주년 시즌 무대에도 이름을 올리며 이 시대 최고의 연주자임을 증명하고 있다.

이번 공연의 시작은 슈만의 유모레스크이다. 슈만의 대표작 중 하나이자 2011년 17살의 조성진이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선보인 이후 정확히 9년 만에 다시 연주하는 곡으로, 그간 그의 성장과 변화를 기대해볼 수 있는 곡이다. 제목이 언뜻 가벼운 소품을 연상하게 하지만 6부분으로 나눠진 곡 전체가 쉼 없이 계속 이어서 연주되며, 고전적인 틀에서 벗어나 작곡가의 감정에 따라 곡이 변화해나가는 ‘낭만음악’의 전형을 제시하고 있는 곡이다.

두 번째 곡은 20세기 폴란드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시마노프스키의 ‘마스크’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실연으로 접하기 어려운 곡이다. 다소 덜 연주되는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하길 즐겨한다는 조성진은 이번 공연을 통해 관객에게 좋은 작품을 소개하고 싶어 이 곡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1차 세계대전 이후 혼란스러운 폴란드의 비극과 생애 전반을 채운 많은 여행은 시마노프스키에게 문화적 자극을 주고 음악혼을 일깨워줬다. 그의 곡 ‘마스크’는 도발적인 화성과 변덕스러운 리듬, 예측 불허의 뉘앙스가 전면에 나타나며, 작품 전반을 꿰뚫는 비극적인 정서와 신비감 등 조국의 독립이 이뤄지기 직전 그의 작품들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마지막 곡은 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 b단조이다. 조성진 스스로 가장 녹음이 힘들면서도 애착이 가는 곡으로 꼽은 이 곡은 낭만주의 피아노곡의 절정이라 불릴 정도로 길고 큰 스케일을 갖추고 있다. 초인적인 기교와 파워, 극적 전개를 끌고 갈 탁월한 감수성을 요하는 대곡으로 조성진이 갖춘 모든 기량이 거침없이 발휘될 예정이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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