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일원에 고 이건희 회장을 추모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구미시에서 삼성 고(故) 이건희 회장에 대한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 회장의 별세소식이 전해지면서 27일 구미시청 주변과 삼성전자 구미공장, 구미IC, 남구미IC, 구미세무서, 형곡 네거리 등 시내 일원에는 ‘구미공단과 함께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님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이건희 회장님의 구미사랑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통신의 요람 구미는 당신을 기억하고 도전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 100여 개가 일제히 내걸렸다.

구미시 상공회의소, 경제인협의회, 상인회 등 경제 단체와 이통장연합회; 자연보호협의회 등 각종 단체에서 이 회장을 추모하는 애도의 현수막을 일제히 내건 것이다.

구미에는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SDS 등 삼성 계열사에서 9000여 명의 임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980년 한국전자통신을 인수해 구미에서 사업을 시작했고 이 회장이 취임한 뒤인 1989년 휴대전화를 생산했으며 1996년부터 현재의 구미 2공장으로 이전해 2005년 휴대전화 연간 생산 1억 대를 돌파한 후 국내 유일의 휴대폰 생산공장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회장은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사장단을 소집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며 ‘신경영’을 선언했고 생산라인을 중단시키더라도 불량률을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도록 강도 높은 ‘품질 경영’을 주문했다.

하지만 1994년 야심 차게 구미에서 첫 애니콜 제품인 ‘SH-770’를 출시했지만 불량률이 11.8%에 달해 시장에서 외면받자 이 회장은 1995년 3월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운동장에 불량률이 높았던 휴대폰 15만대(500억원 상당)를 쌓아놓고 ‘화형식’을 해 전량 폐기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이후 불과 다섯달만에 불량률을 대폭 줄여 당시 51.5%의 점유율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였던 미국 모토로라를 제치고 국내 시장을 석권했다.

구미에는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생산라인이 일부 베트남 등 해외로 이전함에 따라 ‘애니콜 신화’가 이대로 묻혀지는게 아닌가하는 불안감과 ‘삼성전자는 구미’라는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다.

김달호 구미상공회의소 부국장은 “구미에서 ‘애니콜 화형식’을 통해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하는 삼성전자를 구미시민들이 많이 지지하고 있다” 며 “국가 경제 발전에 크나큰 기여를 한 삼성이 앞으로도 나라와 지역경제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버팀목이 되어 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하철민 기자
하철민 기자 hachm@kyongbuk.com

부국장, 구미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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