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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설] 공화와 거여
[삼촌설] 공화와 거여
  • 이동욱 논설주간
  • 승인 2020년 10월 27일 16시 59분
  • 지면게재일 2020년 10월 28일 수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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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주간
이동욱 논설주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우리 헌법 제1조 1항의 선언이다. 국민이 주인이라는 ‘민주(民主)’는 쉽게 이해되는데 ‘공화국(共和國)’은 무슨 의미인가. ‘공화’를 ‘두 사람 이상이 공동 화합해 정무를 시행하는 일’이라지만 쉽게 와닿지 않는다.

어떤 이는 화할 화(和)자가 벼(禾)와 입(口)의 결합이라며 ‘공화(共和)’가 ‘함께(共) 나눠 먹는(口) 것’이라 해석하기도 한다. 위정자들이 종종 자기 정파의 이익만 챙기다가 국정을 해치는 것을 보면 일면 옳은 해석으로도 보인다.

‘공화’의 어원은 고사성어 ‘내가 비방하지 못하도록 막았다’는 뜻의 ‘오능미방(吾能弭謗)’에서 유래했다. 기원전 8세기 무렵 주나라 려왕의 폭정을 보다 못한 충신 소공이 “백성의 입을 막는 것은 흐르는 물을 막는 것보다 심각한 일입니다. 흐르는 물을 막으면 터져서 많은 사람이 다치게 됩니다. 백성 또한 이와 같습니다’라고 간언했다. 그러나 려왕은 소공의 말을 듣지 않고 폭정을 계속했다. 백성이 두려움에 떨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3년의 시간이 지나자 견디지 못한 백성들이 난을 일으켰다. 결국 려왕은 체 나라로 도망가서 돌아오지 못했다. 려왕이 도망치고 난 뒤 소공과 주공, 두 재상이 힘을 합쳐 협치했다. 이 시기를 ‘공화’라 한다. ‘공화’는 이처럼 권력이 독점되지 않고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게 분산 통치되는 체제를 말한다.

26일 끝난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거여(巨與) 더불어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직을 독식했다. 여당은 정쟁 중단과 수사 중인 사안 등을 명분으로 핵심 증인 채택을 철저히 막아 맹탕국감을 주도했다. 국민의힘 등 야당이 라임·옵티머스 등 금융범죄를 ‘권력형 게이트’로 규정짓고 공세를 폈지만 역부족이었다. ‘공화’의 핵심은 정치가 힘의 균형을 이뤄 서로 견제가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여가 일방적 힘으로 모든 정책과 입법을 막무가내 밀어붙이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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