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7일 오후 세종시의 한 병원을 찾아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연합
경북·대구지역 무료 독감 예방접종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섰고 이 중 1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정부가 백신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해 백색 입자가 발견된 백신은 전량 폐기될 예정이다.

27일 경북도와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무료 예방접종 인원은 경북과 대구가 각각 59만6000명, 45만5295명 등 105만여명이다. 이중 이상 반응 신고 건수는 경북과 대구를 합쳐 약 160건으로 집계됐고, 이들 중 사망한 사례는 11건이다.

전국적으로는 무료접종사업 대상자 약 1900만명 가운데 무료접종이 시작된 지난달 8일부터 27일 0시까지 절반이 넘는 1023만4694명이 접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보건당국은 백신에 문제가 발생해 사망사례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같은 날 “한국백신의 코박스플루4PF주에 대한 특성 분석, 항원 함량시험, 동물시험을 한 결과를 놓고 3차례 전문가 논의를 한 결과 백신의 효과나 안전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백색 입자는 백신의 원래 성분으로부터 나온 단백질로 판명됐다”고 말했다.

백색 입자가 생긴 백신을 세계보건기구(WHO) 표준품을 비롯해 다른 제조사의 정상제품과 비교 분석한 결과, 단백질 크기와 분포 양상에는 차이가 없었다는 게 식약처 측의 설명이다.

백신 효능에 영향을 끼치는 항원 함량도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을 토끼에 주사한 뒤 3일간 관찰하고 부검과 조직병리검사를 한 안전성 시험에서도, 주사 부위 피부가 붉게 되는 일반적인 주사 반응 외에는 특이 소견이 없었다.

양진영 식약처 차장은 “실제로 안전성이나 효과에는 문제가 없으나, 독감 백신에 대한 국민 불안을 제거하기 위해 업체가 자진 회수토록 했고, 회수된 물량은 특이한 사항이 없으면 폐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백색 입자 발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여러 가지 실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원인이 밝혀지는 대로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지난 26일 0시 기준으로 5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4일(48명)보다 11명 늘었으며, 여기에는 애초 중증 이상사례로 신고됐다가 이후 사망한 사람도 3명 포함돼 있다.

연령대를 보면 70대와 80대가 각 26명, 60대 미만 5명, 60대 2명이다. 60대 이상이 59명 중 54명(91.53%)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역별로는 경남이 9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전남 8명, 서울 7명, 경북·전북 각 6명, 대구·경기 각 5명, 충남 3명, 부산·인천·대전·강원 각 2명, 광주·제주 각 1명 등이다.

이와 관련 질병청은 “사망사례로 신고된 총 59건 중 46건에 대해 인과성이 낮음을 판단했다”며 “조사 중인 13건을 포함해 추가로 신고되는 사례들에 대해 역학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피해조사반 회의를 통해 인과성을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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