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독유세 18분 연설…코로나19 고통 공감·트럼프 대응 옹호
한 표 아쉬운 핵심 경합주서 트럼프에 등 돌린 교외 여성층 공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7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애트 글렌에서 대선 지원 유세에 나서고 있다.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대선을 일주일 앞둔 27일(현지시간) 남편을 위한 첫 단독유세를 했다.

멜라니아 여사도 남편이 전날 세 군데나 다니며 유세한 핵심 경합주 펜실베이니아를 택했다. 트럼프 캠프에서는 한 표가 아쉬운 펜실베이니아에서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비호감을 여기는 교외지역 여성유권자를 공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오후 펜실베이니아주 체스터카운티 앳글런을 찾아 단독 유세를 했다.

백악관 선임고문을 지낸 켈리앤 콘웨이의 소개로 연단에 오른 멜라니아 여사는 남편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을 당시 국민이 보내준 지지와 사랑에 감사부터 표했다.

이어 “환자로서, 또한 걱정을 하는 엄마 및 아내로서 코로나19의 직접적 여파를 경험했다”면서 코로나19로 직접 고통받고 가족과 지인을 잃은 이들에 대한 공감과 지지를 표현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을 옹호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미국이 코로나19를 결국 이겨낼 것이라면서 “도널드는 전사(戰士)다. 그는 이 나라를 사랑하고 여러분을 위해 매일매일 싸운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우리는 도널드를 백악관에 계속 있게 해서 시작한 일을 끝내게, 그리고 미국이 계속 번영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편이 말하는 방식에 자신도 매번 동의하는 건 아니라고 말한 대목에서는 청중이 큰 웃음을 터뜨렸다. 멜라니아 여사는 “섬기는 국민에게 직접 얘기하는 건 남편에게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성과 어린이를 소중히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등을 돌린 교외지역 여성 유권자를 겨냥한 것이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비판 수위도 높았다. 그는 “바이든의 정책과 사회주의 어젠다는 오로지 미국을 파괴하기만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중은 ‘4년 더’, ‘사랑해요’라고 외치며 멜라니아 여사의 유세를 반겼다. 300명 정도의 청중은 대체로 마스크를 썼지만 거리두기는 지키지 않았다.

멜라니아 여사가 남편의 재선 레이스 유세에 합류하는 건 16개월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재선 도전을 선언한 작년 6월 유세가 마지막이었다.

연설 자체는 18여분 정도로 길지 않았다. 멜라니아 여사는 공개 활동 자체가 드문 편이다.

멜라니아 여사가 첫 단독유세 장소로 펜실베이니아를 택한 것을 봐도 이번 대선에서 펜실베이니아가 갖는 중요성이 드러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펜실베이니아 세 지역을 돌며 연달아 유세를 했다.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주 남편의 유세에 동참하려다 기침이 계속된다는 이유로 취소한 것도 펜실베이니아 이리 지역이었다.

캠프에서는 멜라니아 여사가 교외지역 여성층을 공략해주길 기대한다. 최근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서 펜실베이니아 여성 유권자 가운데 바이든 지지는 54%, 트럼프 지지는 42%였다.

미 대선은 각 주에 걸린 선거인단을 승자가 독식하는 방식이라 경합주 표심이 관건이다. 주요 경합주 중 플로리다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20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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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kb@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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