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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포럼] 칠십대 찢청 패션 나훈아
[경북포럼] 칠십대 찢청 패션 나훈아
  • 이상식 포항지역위원회 위원·시인
  • 승인 2020년 10월 28일 15시 53분
  • 지면게재일 2020년 10월 29일 목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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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식 포항지역위원회 위원·시인
이상식 포항지역위원회 위원·시인

 

한국인 소비 생활 지표가 바뀌었다. 전통적인 ‘의식주’에서 ‘식주금융’으로 변화됐다. 한소원이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금융이 3위권에 진입했다. 의생활은 순위가 밀렸음에도 필수적 행위다. 쇼핑의 대명사는 뭐라 해도 의류다.

인류는 적도 부근에서 고위도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옷을 걸치게 되었다. 이런 행동은 호모 사피엔스가 유일하다. 먹는 음식과 잠잘 자리는 다른 동물도 비슷하나, 의복을 갖추는 양상은 오직 사람만 영위한다. 옷을 입는 이유는 보통 세 가지로 설명한다. 보호와 정숙과 장식의 동기가 그것이다.

옷은 신체를 감싼다. 여름 햇볕과 겨울 추위를 막아 피부를 지켜준다. 맨몸을 가리는 숙행은 수치를 없애고 예의를 차리게 만든다. 치장은 외모를 돋보이게 하는 멋 부리기. 남에게 주목받고 싶은 욕망을 충족한다.

때로 정숙과 장식은 충돌 관계에 놓이기도 한다. 노출이나 문신이 일례이다. 자신을 나타내는 단장의 일종이면서 동시에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개성인 때문이다. 인간은 상황에 따라 이를 적절히 조화시켜 살아간다. 직장에 출근하는 복장과 해변의 여행 차림이 다른 까닭이다.

오늘날 치마는 여성의 전유물이란 관념이 강하다. 이를 걸친 남자는 상상하기 어렵다. 한데 인류 최초의 의상은 치마였다. 바지는 훗날 유목민 활동에 맞춰 발명됐다. 기원전 8세기 무렵 스키타이가 제일 먼저 착용했다. 약탈과 정복을 하고자 말을 몰아야 했고 필요에 의해 바지를 만들었다.

우리 민족도 이들의 영향을 받았다. 고구려 고분 벽화인 무용총을 보면 남녀 불문하고 바지 모습이 많다. 한민족 원류가 스키타이거나 기마 문화의 작용이 미친 방증. 유럽은 18세기 중반까지 치마를 입었다. 고대 로마가 배경인 영화 ‘벤허’에도 장졸들 군복은 치마 형태다. 산업 혁명 이후에 바지가 퍼졌다.

원래 작업복 용도로 제작된 청바지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애용되는 옷이다. 영어로 진(jeans)이라 부른다. 미국의 어느 재봉사가 구리 리벳이 달린 멜빵바지를 창안하면서 유행을 선도했다. 지구촌 패션을 뒤바꾼 청바지 시대의 서막이다.

이것은 1950년대부터 대단한 인기를 모았다. 제임스 딘·말론 브란도·존 웨인 같은 할리우드 스타가 청바지 스타일로 영화에 등장한 탓이다. 스물넷 청춘에 요절한 배우 제임스 딘은 반항아 역할로 젊음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이때부터 청바지는 노동자 일복이 아니라 저항하는 자유의 아이콘이 되었다.

아웃렛은 신상품 아닌 명품을 할인 가격에 판매하는 대형 매장을 이른다. 고가 브랜드 욕구를 채우면서 금전적 부담을 줄이는 장점이 매력인 유통업체. 맨해튼 외곽에 있는 ‘우드버리 커먼’은 뉴욕 최고의 아웃렛 가운데 하나다.

언젠가 그곳을 여행하면서 스티브 잡스가 즐겼던 ‘리바이스 501’ 청바지를 사고자 했었다. 매장이 워낙 붐벼 51달러짜리 캘빈 클라인 제품을 샀다. 요즘도 가끔씩 입는다. 안쪽에 ‘메이드 인 모리셔스’라고 적힌 표식을 보면 약간은 씁쓸하다. 그래도 그때의 추억과 본토 직구매란 자부심은 남았다.

한동안 신드롬을 일으킨 ‘나훈아 한가위 기획쇼’에서 가황은 ‘찢청’ 꾸밈새로 열창했다. 백댄서와 함께한 칠십대 정열의 찢어진 청바지는 어색한 포스이면서도 파격적이었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대중 예술인. 물론 거리를 활보하긴 쉽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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