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성일 행정사회부국장
곽성일 행정사회부국장

청명한 가을에 코로나 19가 유령처럼 지구촌을 배회하고 있다. 중국 시인 구양수(歐陽脩)는 가을은 각로청수(刻露淸秀), 나뭇잎이 떨어져 산 모양(模樣)이 드러나 맑고 빼어나다고 했다. 경치(景致)가 맑고 수려한 가을이 왔건만,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 두기’로 대변되는 코로나 19로 가을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다.

귀신과 역신을 쫓는 퍼포먼스는 미국의 핼러윈(Halloween)데이와 한국의 처용무(處容舞)가 있다. 호박에 귀신조각을 해 귀신을 쫓는 핼러윈데이(31일)가 다가온다. 올해는 핼러윈데이가 코로나로 비대면 축제가 될 전망이다.

LA 보건당국은 핼러윈 행사 지침 발표를 통해 모임이나 주민들끼리의 파티는 실내외를 불문하고 금지했다. 카니발, 축제, 놀이시설에 있는 ‘유령의 집’ 운영 등도 허용되지 않는다. 집집 마다 방문해 사탕을 받는 ‘트릭 오어 트리트(Trick or treat)’ 퍼포먼스는 자제를 권고했다. 집 대신 트렁크에 핼러윈 장식을 해놓고 사탕을 나눠주는 트렁크 오어 트리트(Trunk or treat)도 자제령이 내려졌다. 보건당국은 온라인 파티 등을 권장했다. 트릭 오어 트리트 퍼포먼스도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권고했다.

처용무(處容舞)는 궁중 무용의 하나로서 오늘날에는 무대에서 공연하지만, 원래 궁중 연례(宴禮)에서 악귀를 몰아내고 평온을 기원하거나 음력 섣달그믐날 악귀를 쫓는 의식인 나례(儺禮)에서 복을 구하며(求福) 춘 춤이었다. 동해 용왕(龍王)의 아들로 사람 형상을 한 처용(處容)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어 천연두를 옮기는 역신(疫神)으로부터 인간 아내를 구해냈다는 한국 설화를 바탕으로 한 처용무는 동서남북과 중앙 등의 오방(五方)을 상징하는 하양, 파랑, 검정, 빨강, 노랑의 오방색 옷을 입은 5명의 남자가 추는 춤이다.

처용무와 핼러윈데이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코로나 19를 추방하는 퍼포먼스가 되기를 소망한다.

곽성일 행정사회부국장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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