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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천의 세상이야기] 판세 커지는 ‘윤석열’ 대망론
[유천의 세상이야기] 판세 커지는 ‘윤석열’ 대망론
  •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 승인 2020년 10월 29일 17시 04분
  • 지면게재일 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 1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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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지난 추석 연휴를 전후한 열흘간은 나훈아가 정신적 대통령이었다” 모 월간지 11월호에 실린 글이다. “9월 30일 KBS 나훈아 쇼와 10월 3일의 재방송 합계 시청률이 약 50%로 어딜 가나 화제는 나훈아였다.” 이 잡지는 그 이유로 “해양수산부 공무원 참살로 찌든 국민들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뿐이겠는가. 공연 때 부른 ‘테스형’의 가사 중에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지…”라는 질문을 던지는 특유의 가사가 현실을 잘 반영했다는 국민들의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답답하게 꽉 막혀 있던 국민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소해 준 때문이 아닐까. 지금 유튜브 뮤직비디오에는 ‘테스형’이 BTS 등을 제치고 몇 주째 1위에 올라있다. 20, 30대부터 60, 70대까지 모든 연령층이 ‘테스형’ 노래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지난 22일부터 23일 새벽까지 진행된 대검찰청에 대한 국회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오랜만에 공개 장소에 등장해 ‘권력’을 상대로 밀리지 않고 당당하게 ‘작심발언’을 쏟아내는 모습을 보여 많은 국민으로부터 “모처럼 속 시원한 국정감사 장면을 보았다”는 찬사를 받았다.

여당 국회의원들의 압박조의 파상공세에도 윤 총장은 “검찰총장은 법무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는 격한 발언에다 “대통령께서 총선 이후 민주당에서 사퇴하라는 얘기가 나왔을 때도 메신저를 통해 ‘흔들리지 말고 임기를 지키며 소임을 다하라’고 전했다”고 비공식 메시지까지 TV 생중계 중에 공개했다.

그는 이어 “나는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우리 사회의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 지 그 방법은 퇴임하고 나서 생각해 보겠다”고 자신의 대망론을 띄우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이 정치권에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여야 대권 잠룡들이 하나같이 검찰총장이 정치노름을 한다며 공세를 폈다. 윤 총장은 지난해 하반기 ‘조국사태’ 때 ‘살아 있는 권력’을 향한 추상같은 법 집행을 계기로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급부상했다. 윤 총장은 두 차례의 국감을 통해 몸값을 키운 전례 없는 존재감을 보였다.

여론조사 기관인 알앤써치가 대검찰청 국정감사가 끝난 직후인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차기 정치지도자 적합도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윤 총장이 15.5%로 야권에서 독보적 1위를 했다. 이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22.8%,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6%로 이 지사에 밀렸다. 야권에선 홍준표 의원이 6.8%,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5.8%를 얻었다. 경향신문이 지난 3, 4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선호도 설문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윤 총장이 24%로 가장 높았고, 오세훈 전 시장과 홍준표 의원이 각 13%를 받았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법사위 국감 직후 “‘이번 국감은 부나방들과 영혼탈곡기 윤석열’로 기억될 것”이라며 “여당 의원들이 영혼까지 탈탈 털렸다”는 관전평을 남겼다. 국민들 사이에서도 ‘사이다’였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윤 총장을 옹호하는 시민들이 보낸 화환이 대검찰청 입구 주변 도로에 300개가 넘게 놓였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이제 윤석열이라는 인물은 범야권에 강력한 원심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반색했다. 홍준표 의원은 “윤석열이 이 정권 ‘적폐청산’에 앞장 선 인물인데도 야당에서 그를 차기 대권 후보감으로 부각시키려 하는 것은 자존심마저 팽개치는 일이다”고 비판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국감장에서 보여준 검찰총장의 태도와 발언을 볼 때 검찰의 민주적 통제가 더욱 절실해졌다”고 했다. 지난 2013년 국감장에서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윤석열 검찰총장. 그가 내년 7월 퇴직 때까지 외부의 칼바람을 잘 막아내고 사회와 국민을 위한 보답의 대업을 이뤄낼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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