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소설 부문

왼쪽부터 이연주(글), 엄창석, 임수진 심사위원.

올해는 코로나19 영향 탓인지 소설 부분에서는 작년보다 조금 적은 296편이 응모되었다. 이 중에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올라온 작품은 45편이었다. 세 심사위원은 15편씩을 나누어 읽고 그 중 14편을 최종 본심에 올렸다. 최종 본심에 오른 작품들은 일정한 수준에 이르고 있어 다시 윤독하는 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런 과정을 거쳐 집중적으로 논의의 대상이 된 작품은 「뒤틀린 소리」「선샤인타운」「6번국도」「지층의 갈피마다 망각이 끼워져 있다」등 4편이었다.

「뒤틀린 소리」는 층간 소음 문제를 다루고 있다. 문장이 활달하고 요소요소에 긴장과 재미를 유발하는 장치들이 배치되어 있어 가독성과 흡입력이 있다. 그러나 이 소설은 많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상식의 범주에 머물러 있다는 점, 결말 부분이 모호하다는 점 등의 단점도 아울러 가지고 있다.

「선샤인타운」은 라이한꿕 태생인 여자 주인공의 고단한 일상과 내면 풍경이 단단하고 치밀한 문장에 힘입어 잘 드러나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선샤인타운의 열악한 환경과 그곳에 거주하는 노동자들의 위악적인 모습도 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주제를 장악하는 솜씨가 능숙하고 결말 처리가 긍정적이라 호감이 간다.

「6번국도」는 6번국도 가판대에서 이모의 강요로 삶은 옥수수를 파는 어린 민수의 눈을 통해 비정하고 굴절된 현실을 그리고 있다. 세목과 인물들이 살아 있고 나비가 되고픈 민수의 심리적 욕망이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내용이 진부하고 기시감이 느껴지는 아쉬움이 있다.

「지층의 갈피마다 망각이 끼워져 있다」는 아파트가 들어선 배자못을 중심축으로 나, 선배, 유미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그리고 있다. 도시개발로 묻혀버린 삶의 애환과 추억을 새삼 들추어 보이는 주제의 강점에도 불구하고 인물 설정이 부자연스럽고 과거와 현재의 연결 고리가 느슨하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심사위원들은 네 작품을 놓고 숙의 끝에 완성도가 높으면서 단단하고 치밀한 문장이 강점인「선샤인타운」을 대상 수상작으로 결정하는 데 쉽게 합의했다. 그리고 가독성과 흡입력이 돋보인 「뒤틀린 소리」를 금상, 장단점이 혼재해 있는「6번국도」와「지층의 갈피마다 망각이 끼워져 있다」를 은상, 장점보다 단점이 상대적으로 부각된「내 이름은, 없습니다」「시체꽃」「어느 하루의 늪을 지나며」를 동상 수상작으로 결정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 영예로운 수상의 자리에 이름을 올린 분들께 축하의 박수를, 아쉽게 선의 문턱에서 탈락한 분들에게는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따뜻한 위로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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