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 한동대 SW중심대학사업 총괄책임자 교수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은 인공지능(AI)이다. 여러 의견이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기업 입장에서는 4차산업혁명 영향은 인공지능 기술력에 대한 수요로 요약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I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않으면 경쟁기업에 뒤처지는 일이 현실로 닥치고 있는 것이다. AI는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SW기업을 창출하는 효과도 있지만, 이 기술 효능은 기존 산업계에도 지대하다. 품질 향상·원가 절감·산업 안전 확보·신제품 개발 측면에서 인공지능은 비(非)SW기업에게도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고 있다.

김인중 한동대학교 인공지능연구센터장에 의하면, 인공지능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고급 인력’, ‘컴퓨팅 인프라’, ‘데이터’의 3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이들 중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는 것이 고급 인력 문제다.

인공지능 인력 수요는 SW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산업 전반에 걸쳐 폭증하고 있다.

전통 제조업체인 철강·조선·완성차·반도체 생산업체 등에서도 AI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을 찾고 있으나, 실력자는 이미 타 기업에 좋은 조건으로 고용돼 있고 신입사원을 뽑자니 이 분야 전공자가 부족한 상황이다. 기존 인력을 사내 재교육으로 해결하는 것도 전문성 등 한계가 있다.

결국 미래를 보고 사람을 키워내야 하는데, 오래 걸리고 인내심이 필요한 일이다.

더구나, 교육은 예산뿐만 아니라 바른 방향성과 교수진도 중요하다. AI인력 최종 수요자인 기업이 교육 방향 설정과 교수진을 대학에만 맡겨 둘 것이 아니라 함께 교육에도 참여할 때 더 나은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

기업이 현재 당면한 문제들뿐 아니라 미래 진출할 사업 문제를 오늘날의 교육에 투영할 수 있는 큰 기회가 산학협력 교육이란 작은 투자에서 열린다.

한동대는 SW중심대학 사업을 추진함에 인공지능 교육의 비중을 높여 왔다. 포항의 대표적 기업인 포스코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팩토리 사업을 추진, 이미 상당한 제조원가 절감에 성공했다고 알려진다. 한동대 전산전자공학부는 2018년에 포항제철소의 스마트팩토리 추진 지역협력기관으로 지정돼 제철업을 위한 인공지능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 문제를 해결할 뿐 아니라 현장 경험을 체득한 학생들이 길러진다. 이렇게 배출된 학생들이 기업에 입사해 AI문제를 해결하는 미래 인력이 되는 것이다. 한동대는 바이오·헬스케어·자율주행 기업들과도 유사한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대학과의 협력사업에 투자를 통해 결국 원하는 인재를 확보하는 것을 자주 목격하고 있어 SW중심대학 사업책임자로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 중요한 것은, 기업의 AI 및 SW 분야 인재 채용방식의 혁신이다. 과거에 비해서는 스펙보다 실력을 많이 본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비SW기업들은 SW인재를 채용하면서도 공인영어시험 점수나 학점을 최우선 하는 채용 관행을 유지하고 있다. 정작 실력 있는 신입 인재의 사내 진입을 스스로 막고 있다. 지원자의 SW분야 잠재력이나 문제 해결력을 직접 평가하는 혁신적 인재채용 방식에 대한 연구 및 과감한 도입이 절실하다.

4차산업혁명의 거대한 파도를 맞이해 산학 협력과 인재채용 방식 혁신으로 도약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대학의 자체적 노력과 국가적 차원 예산 지원도 필요하지만, 기업들의 인재 양성에 대한 거시적 안목의 투자가 있어야 4차 산업혁명에 성공하는 국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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