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무환 대구취재본부장

임성훈 대구은행장이 13대 대구은행 수장으로 취임했다. 코로나19 탓으로 취임식은 외부인사 초청 없이 검소하면서도 기대와 축복 속에 진행됐다. 취임사에서 임 행장은 은행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하기에 어깨가 무겁다면서 고객을 최우선 가치에 두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창립 반세기 지역 대표기업을 넘어 글로벌 100년 은행으로 도약하는 새로운 은행장으로 취임해 위기를 기회로 극복하는 역사를 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고객을 제일 우선으로 소통, 혁신, 성과 등의 화두를 던지며 조직의 통·폐합과 슬림화를 통한 인력구조 개선을 강조했다.

은행 경영의 기본 원칙 3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냉정하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강조했다. 그동안 조직 내부에서 존재했던 학연과 지연을 타파하고, 인력구조 개선 작업을 할 것을 예고했다. 철저한 성과 위주의 경영방침도 밝혔다. 열심히 일한 임직원들에게 보상을 주며, 생산성 1등 대구은행을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를 위해 조직의 통폐합과 슬림화에 나서겠다고 했다.

진정성을 근간으로 소통을 중시했다. 페이스북 친구만 5000명에 이른다고 했다. 소통의 진정성에는 직원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고객을 향해서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틀에 박힌 회의 문화 개선도 약속했다.

취임식에서 현장 경영과 소통의 중요성을 언급했던 임 행장은 곧바로 실행에 나섰다. 소통 강화를 위해 업무 전용 승합차로 현장 경영에 힘찬 시동을 걸었다.

이제 첫발을 내디딘 임 행장의 임기는 2년. 2022년 연말까지다. 그런데 눈 깜짝할 사이 벌써 1개월이 훌쩍 지나갔다. 그의 항로에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시중은행 대부분이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분리돼 있다. 대구은행도 마찬가지다. 이 과도기를 어떻게 정립해야 할지 고민을 해야 한다. 지난번 이사회 때 지주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한다는 방침을 결정한 적 있다. 물론 명문화된 것은 아니지만, 회장과 은행장 분리가 비효율적이라는 일부 지적도 있지만, 분리가 대세라는 견해가 많다. 핵심전략 수립 등은 지주사가 하고 있어 효율성 문제도 따져봐야 한다.

DGB금융지주 본사를 서울로 이전하는 것에 절대 다수가 펄쩍 뛰며 부정적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왜 이런 엉뚱한 설들이 제기되는지는 곱씹어 봐야 한다.

비자금과 성희롱 문제 등으로 불거진 조직의 후유증도 아직 남아있다. 경제계를 포함해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친밀성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런 일련의 사태로 최근 3~4년 동안 지역사회에 보다 가까이 접근하기를 머뭇거렸다. 김태오 회장이 동분서주하면서 소통에 신경을 써 왔음에도 불구하고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공통적인 시각이다. 

영업력 강화를 위해 직원들의 사기 진작책도 세워야 한다. 임 행장이 더 잘 알겠지만, 무엇보다도 현장에서부터 신바람이 휘몰아칠 수 있도록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다. 이것이야말로 불확실성과 모호성으로 한치의 미래도 예측할 수 없는 시대에 DGB대구은행이 전국은 물론 세계 속에 생존할 수 있는 첩경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박무환 대구취재본부장
박무환 기자 pmang@kyongbuk.com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청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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