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수필 금상

박호선(여·68) 부산광역시 금정구△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부산여성문학인협회 회원△금정문학회 회원
박호선(여·68) 부산광역시 금정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부산여성문학인협회 회원
△금정문학회 회원

화창한 가을 햇볕을 받으며 산책을 하고 있는데, 벨 소리가 울렸습니다. 뜻밖의 당선 소식을 들었습니다. 배와 목 사이가 갓 잡은 물고기처럼 파닥거렸습니다. 길가 찔레 덤불에서 놀던 참새도 기쁜 듯이 나를 위해 노래를 불러주는 것 같았습니다.

작은 꿈을 안고, 뒤늦게 수필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향해 걷기 시작했습니다. 맏딸로서 걸어온 삶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거미의 꿈’을 썼습니다. 썼다가 지우기를 몇 년, 이 당선 전화가 그때의 발자국 소리를 되살렸습니다. 결코 외로운 길이 아니었습니다.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저는 발자국이 길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살다 보니 길은 길로 이어져 지난날의 발자국을 다시 발견하기도 합니다. 나에게 수필은 나의 발자국을 바라보면서 나 자신과 화해하는 것입니다.

겨우 몇 발자국을 뗐을 뿐인데, 과분한 상을 받는 것이 가슴을 설레게 하기도 하지만 쇳덩이처럼 무겁게 하기도 합니다. 부끄럽고도 감사합니다. 격려라는 큰 선물로 여기겠습니다.

모자라는 점도 많았을 텐데, 제 작품을 선정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경북일보문학대전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오늘도 별 다를 바 없는 하루를 시작합니다. 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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