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소설 은상

권분자(여·60) 대구시 북구-시인-월간문학 등단-저서- 너는 시원하지만 나는 불쾌해, 수다의 정석, 엘피판 뒤집기-포항문학소제 소설 최우수상
권분자(여·60) 대구시 북구
-시인-월간문학 등단
-저서
- 너는 시원하지만 나는 불쾌해, 수다의 정석, 엘피판 뒤집기
-포항문학소제 소설 최우수상

비대면의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한적하고 쓸쓸해진 도시의 밤을 아파트 베란다에서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사람들과의 소소한 만남이 얼마나 소중했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3년째 외손녀를 돌봐주고 있느라 새벽잠을 쫓아가며 쓴 글이 수상이라는 기쁨으로 돌아와서 저에게는 큰 위로가 되고 있습니다. 짤막한 시만 쓰다가 소설을 쓴다는 건 긴 노동을 자처하는 일이었습니다. 나를 감싸온 시간을 풀어내어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내가 쓴 글이 나를 떠나 누군가에게 발견되었다는 것만으로도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가로등 아래서 바람에 흔들리는 들꽃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더듬이 잘린 날벌레의 기억 안을 맴돌고 싶습니다. 흐른 시간을 거꾸로 돌려 기억의 밑바닥까지 내려가 본다면 그 어떤 존재에게도 묵직한 슬픔의 무게는 만져질 것입니다.

나만의 시간과 평소 해 보고 싶은 게 뭐였는지도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무디어지지 말자고 스스로를 격려해 봅니다. 잠시이겠지만, 쫓아낸 새벽잠을 불러들여 아늑하게 단잠에 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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