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경북일보 문학대전 수필 은상

노정옥(여·67)부산시 해운대구
-제 8회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장려상
-제10회 경북문화체험 전국수필대전 장려상
-2020년 흑구문학상 수필부문 금상

기쁨보다는 놀라움이 앞섰다. 이렇게 큰 상에 오르게 될 줄이야. 설익은 밥을 올려놓은 듯한 부족함이 마음 한구석에 웅크리고 있었는데….

글감을 찾던 중이었다. 칠순을 맞이한 남편에게 한 번은 그의 암울했던 성장기를 소환하여 치유해 주고 싶었다. 아린 지난날이 몇 권의 소설감이 될 법도 했던 삶. 차이고 밟히며 겪어낸 생의 격전장에서 잡초처럼 꿋꿋이 버티며 악착같이 살아온 그였다.

그 표현이 제대로 되지 않은 낭패감에 못내 마음이 걸리적거린다. 손을 떠난 원고는 언제나 칸을 채우지 못한 아쉬움으로 남게 되나 보다. 그럼에도 할 일을 했다는, 그리고 할 일을 마친 뒤의 뿌듯함. 그에게 생일 선물을 안겨 주게 된 이 징상(澄爽)한 느낌은 얼마나 후련한 것인지.

이제는 고쳐 말할까 보다. 여백의 미(美)로 글쓰기에 집중하고자 했던 부요한 생각을 접고, 손끝에 힘이 남아있는 마지막 날까지 열정을 다 바쳐 수필에 몰두하리라고. 포기하지 않고 쓰고 또 쓰리라고. 한 작품이 완성될 때마다 글 속에서 나는 다시 살아나리라고.

오늘도 끄적인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쓰라는 가르침의 의미를 되새긴다. 글쓰는 기쁨이 탄성으로 튀어 오른다.

힘을 북돋아주신 심사위원님, 그리고 경북일보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