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수성사격장반대대책위원회(이하 반대위) 등 장기면 주민들은 10일 오전 9시 30분께 장기면사무소를 시작으로 해병대 1사단 서문을 거쳐 포항시청에까지 차량탑승 집회를 가졌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300여명의 주민들은 사격장 폐쇄를 요구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깃발이 걸린 70여대의 차량에 나눠탄 채 포항 남구 지역을 누볐다.

종착 지점인 포항시청에 도착한 이들은 시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다시 한번 국방부에 대해 사격장 폐쇄 및 이전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지난 55년간 사격훈련의 각종 소음과 진동을 참고 살아왔는데, 올 들어 한마디 말도 없이 주한미군 아파치 헬기가 날아와 미사일까지 쏘기 시작했다”며 “장기면민들은 사격장 소음·진동으로 인해 수십 년 째 불안과 공포에 빠져있다”고 주장했다.

또 애당초 헬기 훈련이 이뤄지던 포천 로드리게스 훈련장이 포항 수성사격장으로 옮겨진 점에 대해서도 “포천 사람은 시민이고 포항 사람은 ‘봉’이냐”며 “주민 의견을 무시하는 국방부 관계자를 즉각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집회에는 이강덕 포항시장과 정해종 시의회 의장도 참석했다.

이 시장은 “여러분들의 애로사항과 답답한 점을 잘 알고 있다. 시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정확히 파악해 정부에 지속적으로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시의회도 지난달 사격장 폐쇄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낸 바 있으며 장기면민의 행동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반대위 측은 오는 16일부터 한 달 동안 예정된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을 앞두고 12일부터 사격장 입구 도로를 막는 등 사격장 폐쇄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현재 주민들은 불가피할 경우 물리적 충돌도 염두에 두고 있다.

조현측 반대위원장은 “사격 훈련장이 포천에서 포항으로 옮겨진 이유가 포천 훈련장 인근 민가에 포탄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참사가 포항에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법이 있느냐. 면민들은 죽기를 각오하고 반드시 사격훈련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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