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프로축구단 창단 포기로 '상주시대' 역사속으로
최초의 승격팀·K리그 최다 연승 등 많은 기록 남겨

지난 2011년 광주에서 상주로 연고지를 옮겼던 상주상무가 오는 12월 말 10년 상주시대를 마감한다.

국군체육부대인 상무는 단지 연고지를 상주에서 김천으로 옮기는 것에 불과하지만 ‘상주시민프로축구단’의 역사는 막을 내린다.

상주에 앞선 연고지였던 광주의 경우 상무가 상주로 연고지를 옮긴 뒤 광주FC시민프로축구단을 출범시켰지만 상주는 당초 약속했던 시민프로축구단 창단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주상무는 지난 10년 간 상주를 연고지로 활약하며 한국프로축구에 많은 새로운 역사를 썼다.

2011년 1월 상주상무피닉스축구단으로 출범함 상주상무는 이듬해 상주상무프로축구단으로 팀명 및 엠블럼 변경했다.

이어 2013년 프로축구 승강제 도입으로 K리그챌린지(2부리그)에 참여한 상주상무는 그 해 우승과 함께 K리그 최초의 K리그클래식(현 K리그1·1부리그) 승격팀으로 이름을 올렸다.

2013시즌 상주상무는 9월 1일 안양전을 시작을 같은 해 11월 11일 고양전까지 11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K리그를 통틀어 7년째(K리그1 최다연승 9연승(전북)) 깨지지 않고 있는 최다연승기록이다.

그리고 이듬해 K리그 챌린지로 다시 강등됐지만 2015년 다시 챌린지 우승을 차지하며 두 번째 승격의 기쁨도 누렸다.

하지만 K리그1에서는 전북·울산·포항·서울·수원 등 전통의 강호들에게 밀려 중하위권 팀에 머물렀다.

특히 군팀이라는 상주상무의 태생적 한계로 인해 시즌 전반과 시즌 후반의 성적이 급반전되는 역사를 이어왔다.

즉 시즌 전반의 경우 동계 훈련 등을 통해 튼실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리그 상위권을 형성하지만 고참선수들이 전역하는 후반기만 되면 성적이 급전직하하면서 중하위권을 맴도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달랐다.

김태완 감독이 이끄는 상주상무는 시즌 개막전에서 울산에 충격의 0-4 패배를 당했지만 이후 연승가도를 내달리며 시즌 내내 상위권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특히 예년과 달리 지난 8월 말 시즌 전반기 돌풍의 주인공 강상우(포항)를 비롯한 6명의 고참병이 전역했지만 문선민을 비롯한 신참병들이 대활약을 펼치며 돌풍을 이어간 끝에 역대 최고 성적인 4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상주상무는 올 시즌에 앞서 지난 2014년과 2019년 FA컵 4강전 진출이 최고의 성적이었을 뿐 K리그1에서는 지난해 6위를 차지한 것이 그동안 최고의 성적이었다.

상주상무의 또 다른 의미는 유능한 프로축구선수들이 군 복무 중에도 기량을 지켜낼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를 반영하듯 상주상무는 지난 10년간 모두 18명의 국가대표를 배출해 냈다.

올해도 측면수비수 심상민과 골키퍼 이창근이 태극마크를 달았으며, 문선민을 비롯한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국가대표로 선발되지는 못했지만 올 시즌 전반기 돌풍의 주역이었던 강상우는 전역 후 친정팀(포항)으로 돌아온 뒤에도 득점과 도움을 몰아치며 K리그 도움왕(12도움)·공격포인트 20개를 기록하는 등 절정의 기량을 뽐낼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런 상주상무가 10년간의 상주시대를 마감하고, 김천으로 연고지를 이전해 내년 시즌 K리그2에서 새로운 꿈을 꾼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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