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공격축구·외국인 선수 최고 퍼포먼스
국내선수 활약과 함께 최대 시너지 효과 거둬

포항 일류첸코, 오닐, 팔로세비치, 팔라시오스. 사진 정재훈
포항스틸러스가 올 시즌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강력한 공격축구를 앞세워 팀 최다득점과 함께 3위로 시즌을 마치자 세간의 관심이 모아졌다.

무엇보다 시즌 개막전부터 ‘1588’라인으로 불리며 바람을 일으킨 외국인 선수들의 대활약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포항은 지난 2011년 브라질 출신 모따 이후 외국인 선수와는 제대로 된 인연을 맺지 못했다.

특히 황선홍 감독 시절 여러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지만 모두 실패하면서 국내선수만으로 스쿼드를 꾸리는 토종축구가 되기도 했었다.

그런 포항이 올 시즌 3명의 외국인 공격자원과 아시아쿼터인 수비형 미드필더 1명 등 모두 4명이 나름대로의 대활약을 펼쳤다.

그 중심에는 일류공격수 일류첸코와 공격형 미드필더 팔로세비치가 있다.

러시아 출신으로 독일 2부리그에서 활동하던 일류첸코와 세르비아 출신인 팔로세비치는 지난해 시즌 중반 긴급 수혈한 선수들이다.

이들은 지난해 후반기 일찌감치 자신들의 진가를 확인시켜 주며 올 시즌을 기대케 만들었다.

일류첸코는 올 시즌 26경기 출전해 19골 6도움으로 경기당 평균 0.96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포항 공격을 이끌었다.

팔로세비치 역시 부상 공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2경기에 출전해 14골·6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로 이름을 올렸다.

또 1명의 외국인 공격수는 지난해 안양FC에서 활약하다 올 시즌 포항으로 옮기 팔라시오스다.

콜롬비아 출신인 팔라시오스는 지난해 쇳덩이처럼 단단한 피지컬과 함께 K리그 최고의 스프린터로 꼽힐 빠른 스피드까지 갖추고 K리그2에서 11득점 6도움을 일으켰었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K리그1의 빠른 템포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서 방출설까지 나돌았지만 시즌 중반을 넘어서면서 포항의 청량제가 됐다.

특히 팔로세비치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중원을 지키게 된 팔라시오스는 상대수비진영을 마구잡이로 휘저으며 팀의 활로 뚫었다.

측면자원임에도 불구하고 5골 6도움이라는 준수한 성적도 함께 따라왔다.

이들 3명의 외국인 공격자원은 올 시즌 40골 18도움을 기록해 팀의 56골 43도움에 절대적으로 기여했다.

여기에 또 1명의 외국인 자원인 오닐은 수비형 미드필더 특성상 공격포인트는 거두지 못했지만 튼실한 수비라인을 구축하는 데 큰 힘을 보태다 갑작스런 부상과 개인 사정까지 겹쳐 시즌 중반 ‘1588’라인이 깨졌다.

하지만 포항은 시즌 중반 오닐 대신 오범석을 영입하면서 새로운 ‘1588’라인을 만들었다.

포항이 올 시즌 역대 최고의 외국인 퍼포먼스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데는 다년간의 실패를 거울삼아 개선시킨 스카우트 시스템이 있었던 덕분이다.

포항은 그동안 외국인 선수 영입과정에서 단기간 동안 일부 경기를 보거나 영상자료만으로 선수를 판단한 데 따른 문제점을 개선, 장기적인 기량 점검 및 모니터링은 물론 영입 전 심층 인터뷰를 통해 리그 적응력과 인성까지 세심히 관찰한 뒤 영입대상을 뽑았다.

여기에 영입한 선수들의 퍼포먼스에 따른 ‘스카우팅 상벌제도’를 도입시켜 스카우터와 전력강화팀에 권한과 함께 책임까지 부여함으로써 성과를 극대화시켰다.

김성진 스카우터는 “한 시즌 동안 팀의 모든 외국인 선수들이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활약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지난해 여름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를 영입하면서 스카우터로서 생명을 걸었다고 할 만큼 심혈을 기울였는데 그 노력이 올 시즌 빛을 발한 것 같아 기쁘다”고 되돌아봤다.

포항은 외국인 영입 성공과 함께 신예 송민규의 급성장과 이승모의 부활, 전역병 강상우·권완규 가세 등을 등에 업고 지난 2013년 더블우승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전북과 2위 울산을 제치고 최우수감독상을 비롯해 도움상·영플레이어상·베스트 일레븐(3명)을 쓸어담았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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