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한 수필가·전 상주문화회관장
김종한 수필가·전 상주문화회관장

노래와 인생은 망망한 바다를 항해하는 영혼과 육신이 바늘에 실을 끼어 함께 배를 타고 같이 흐른다. 시대변천에 따라 유행하는 희로애락의 일상생활을 노래에 담아 영육을 웃고 울리며 생로병사 수순으로 밟아간다. 군위군 출신의 트로트 여자가수가 부른 강원도 점봉산 ‘곰배령’ 하늘고개 고전풍 노래가 정겹다.

세속을 정화하는 목탁소리와 새소리만 간간이 들리는 고요한 백담사에 줄 이은 숲 속 푸른 동해바다가 펼쳐지고 해변의 금수강산 강원도 인제 하늘고개 점봉산 곰배령 유류브 노래 영상가요가 환상적 그림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단일 혈통 한민족이다. 흥을 즐기며 멋을 좋아하여 한복을 즐겨 입고 구성진 가락에 춤도 추고 판소리 죽인다.

기쁘면 기쁘다고 노래가 저절로 나오고 슬프면 아픈 가슴 달래려 축 저진 노래로 서러운 마음 삭힌다. 잔칫집 노래 보따리 쏟아 붓는다. 상갓집에도 장송곡으로 눈시울 적시며 망자와 이별한다. 인생살이 이승 ‘코로나로 천국으로 가는 저승길’ 마른 울음 노래로 태어나 젖은 눈물노래로 작별 뚝! 그쳐보니 소리 없이 가고 없다. 인생허무 끝장 ‘땡’ 코로나 꺼져라.

입학식은 축가 졸업식은 송가 각종 행사 워크숍 노래가 오픈이다. 신장개업 북적이는 개업축하노래와 댄스파티 찐빵에 앙꼬다. 경기장 응원가는 기본이고 국가가 주관하는 기념식 행사에도 기념노래를 불러야 성이 차는 국민이다.

우리나라는 산이 7할로 많아 대구경북도 고개가 수두룩하다. 자동차가 없는 시절 걸어서 자전거로 고개를 많이 넘고 하루 종일 걷어 장딴지가 단단하다. 고향에 있는 산, 고갯길, 눈 시리고 신발이 닳도록 외웠다 태어난 고향 상주는 세 번 오르면 극락 간다는 문장대 하늘고개는 주말이면 행차다. 내가 잠시 살았던 김천 직지사고개와 추풍령고개 생각나면 갔다. 성지 성모당과 쌍벽을 이루는 팔공산 갓바위 산길 나무계단 하늘고개 너무 높아 기진맥진 젖 먹은 힘으로 정복했다.

기차로 동래온천행 초등학교 수학여행길에 비 내리는 고모령고개 고모역을 통과하니 친구들이 ‘야! 고모님 역’이라고 외치는 순진해 터진 그 옛날 이 그립다. 툭하면 가는 문경새재 과거 고갯길 모두 다 명산 마루 명산 고갯길이다.

근대화시절 초등학교 4학년 때 집인 상주역에서 칙칙폭폭 증기 품어대고 ‘꽥’ 소리 내는 기차 타고 옥산역에 내려 8km 20리길 걸어서 갔다. 야산인 공성면 용안리 장 고개 넘으면 외갓집 방학 때마다 가서 눈 감고도 간다. 긴 담뱃대를 물고 상투 쓴 외할아버지가 땅거미가 지면 고개를 넘지 말라고 하신다. 반짝거리는 도깨비 나타난다고 걱정하는 두레박우물에 호롱불시대 넋두리.

곰배령 노래 듣노라면 내가 가고 알던 산마루 산 고개 영상필름으로 펼쳐진다. 내가 태어난 고향 기적의 상주 아리랑고개, 내가 잠시 살던 김천 추풍령고개, 지금 살고 있는 대구 고모령고개, 내가 재수할 때 가 본 서울 미아리고개, 가요 무대에서 자주 듣는 박달재 고개 불후의 명곡들이다. 우리고장 조은성 가수가 부른 ‘곰배령’ 하늘고개 노래 전국 산마루, 고갯길 살리고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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