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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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미국의 애니메이션 산업은 주춤해 있지만 1990년대만 해도 세계적인 인기였다. 1990년부터 한국 TV에 방영됐던 ‘출동, 지구특공대’도 대표적 미국애니메이션 중 하나였다. 이 애니메이션에는 백인과 흑인은 물론 아시아인과 히스패닉계의 서로 다른 피부색 대원이 주인공이다. 이들 다섯 명은 서로 힘을 합해 지구를 지켜낸다. 이 애니메이션은 미국의 국제적 역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1492년 콜롬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수많은 유럽인들이 미국으로 진출했다. 이후 애니메이션의 대원들처럼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는 전 세계 이민자들이 미 합중국으로 몰려들어 지금은 인구 3억3100만 명의 연방국가가 됐다. 미국은 막강한 국력을 바탕으로 세계화와 자유무역, 호혜적 상호주의를 내세우며 국제적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펴면서 전통 우방국에게 과도한 책임을 지우고, 그간 쌓아 온 국제질서까지도 무너뜨렸다. 한국에 대해서는 방위비 100%의 부담을 요구하는 등 일방주의 정책을 밀어붙였다. 세계 공동의 당면 문제인 기후변화에 대해서도 무책임하게 유엔협약국에서 탈퇴하기까지 했다. 이처럼 트럼프의 미국은 ‘동맹’을 비용으로 계산하며 우방을 겁박했다.

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홀로 된 미국을 만들었다”며 ‘동맹의 재창조’와 ‘미국의 리더십 회복’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우방국 정상과의 연쇄 전화 회담을 통해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동맹을 중시하고 다자주의 외교를 복원하는 한편 자신이 진정한 미국 지도자라는 것을 부각시키고 있다.

‘바이든 시대’ 한미 동맹이 우리에게 장밋빛 미래만 담보하지 않는다. 혈맹이라지만 미국의 ‘전략적 이득’이 없으면 언제든 돌아설 것이기 때문이다. ‘동맹’은 ‘공짜’의 보증수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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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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