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2일까지 B관
이번 전시는 ‘채광(彩光)’이란 주제로 밝은 빛으로 채색되어진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묘사해 내고 있다. 빛은 어둠이 있어야 더욱 밝게 빛나는 법이라, 이처럼 아름다움을 간직한 빛을 한국전통의 오방색으로 표현함으로써 친근함과 동시에 종교적인 의미를 담아내고 있다.
전통 단청의 오방색(청색·적색·황색·백색·흑색)은 전각, 궁궐 등을 장엄하는데 활용되기도 하며 불교적인 색채로 각인되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다양한 미술 작품의 소재로 활용 되어 등장 한다. 작가는 단청의 채색 기법 중 초빛‘단청 명도 단계 중 가장 밝은 빛’과 이빛‘초빛보다 진하고 삼빛보다 엷은 중간색’으로 빛의 조합을 표현하며 우주의 모든 사물이 시시각각으로 태어나고 죽는 염념생멸(念念生滅)의 순간을 연꽃을 매개체로 작품에 표현하고 있다.
작품 속 눈길을 사로잡는 오방색의 선명한 색채와 더불어 빛이 보이는 각도에 따라 또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투영된 사물의 색상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채색된 면과 대비되는 강렬한 선을 통해 작품에 표출하며 ‘모든 것은 고정된 것이 없고 사물을 볼 때 느끼는 감정은 외부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라는 그의 주제의식을 시각화 하고 있다.
또한 작가는 “어느 순간 인연과 나를 분리하고 나서야 스스로 쳐놓은 결계를 쉬이 걷어 낼 수 있었다. 알아차림은 만물을 다양한 빛으로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그것에서 원석의 빛을 발견했다. 인연을 따라 빛을 달리할 뿐 박제된 빛은 없었다”라고 작가 노트를 통해 이번 전시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으며 ‘연꽃’의 생태적 자생에 인간의 삶을 대비해 함축적으로 작품에 표현 했다. 시행착오의 과정을 돌아보고 자기반성 또는 위로와 희망을 스스로 찾아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함께 하며 향기롭고 처연한 연꽃처럼 오염되지 않는 인간 근본 선에 대한 믿음을 작품을 통해 전하고 있다.